28년 만에 최대폭 인상…물가잡기 나선 Fed
한미 연 1.75% ‘금리 동률’에 자본유출 확률↑

미국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연 1.75%)는 미국과 ‘금리 동률’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연합뉴스
미국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연 1.75%)는 미국과 ‘금리 동률’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연합뉴스

미국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면서 한‧미 간 금리역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현행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연 1.75%)는 미국과 ‘금리 동률’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한은은 6월에 금통위를 열지 않기 때문에 다음 금통위인 7월 13일(예정)이 돼야 금리 조정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 달여 간 금리 조정 없이 미국과의 금리 동률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7월에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은이 현재 기준금리(연 1.75%)에서 다음달 13일 0.25%포인트 올리거나 0.5%포인트 올려, 연 2%, 2.25%까지 상향조정한다고 하더라도 2주도 지나지 않아 금리 역전이 나타날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연준이 7월에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이 7월 26~27일 열리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2.5%까지 끌어올릴 확률은 90.6%였다.

이에 따라 한국은 자본 유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붕괴, 식량‧에너지 공급난 등으로 세계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한·미 간 금리 역전은 자본 유출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러 수요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은 관계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키고 있다. 지난달 말 이창용 한은 총재는 “자본 유출이 대규모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우리 상황을 볼 때 감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보수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의 폴 볼커처럼 미국에서 최악의 대응이 오면 전 세계적인 장기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폴 볼커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초기, 오일쇼크 등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에 기준금리를 연 20%대까지 올리며 미국 경제를 안정화시킨 역대 연방준비제도 의장이다. 이 정책으로 전 세계 달러가 미국으로 환류하면서 외환보유고가 빈약한 국가들이 경기 침체를 맞았다.

이어 양 교수는 “외환보유고가 현재는 충분하다고 하지만 순식간에 변할 수도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거시경제를 보일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지금처럼 환율이 요동치는 것은 잘못된 시그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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