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도부는 "공약 아냐" 선그어
오세훈·김은혜 등 저지 공조 나서

6.1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꺼낸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이 폐기했던 공약이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 위원장이 또다시 '수도권 서부대개발'을 위해 이전론을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당 차원의 공약이 아니다'라며 서로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는 사이 국민의힘은 '제주 등 지방경제의 파탄을 부를 것'이라며 적극적인 비판 공세를 펼치면서 이번 선거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김포공항 이전' 논쟁이 수도권과 제주 등 지역 선거 판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당 지도부는 물론 지역 후보들까지 선거 운동 마지막 날까지 총공세에 돌입했다. 반면 민주당은 김포공항 이전 이슈가 수도권 서부 지역과 수도권에 되레 긍정적 작용을 할 것으로 판단한다. 고도제한, 소음 피해 등으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던 수도권 서부 지역과 인천 지역 표심을 안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모양새다.
국민의힘 "野 급조한 선거용 공약"
국민의힘 지도부는 30일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급조한 선거용 공약'이라고 비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이재명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제시하면서 그 근거로 '여객기 수직 이착륙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며 "대형 여객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고 믿는 국민이 어디 있느냐. 지난 대선 때 기축통화를 운운하던 경제 허언증이 이제 교통 분야로 전파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공항을 옮겨도 제주 관광에 악영향은 없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삼았다. 이 대표는 "제주까지 가는 시간과 비용이 모두 증가하는데 제주 관광이 더 활성화된다는 헛소리는, 초밥과 소고기가 비싸지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더 많이 먹게 될 것이란 기적의 논리"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 허향진 제주지사 후보 등도 30일 오후 김포공항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공항 이전 절대 반대'를 주장했다. 김은혜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국회로 '방탄 복귀'하기 위해 계양구민과 서울시민, 제주도민, 경기도민을 볼모로 삼는 것, 이것이 김포공항 이전 공약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허향진 후보는 "제주·서울·경기도민 이동권을 제약하는 최악의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엇갈린 입장..."확정된 공약 아니다"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위원장과 송영길 후보가 공약한 김포공항 이전 문제가 당 차원의 공약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두고 "이재명·송영길 후보 본인들이 말씀을 확정된 공약이라고 한 건 아니고 당도 그렇다", "두 분이 연구 과제로 검토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차원에서 초장기 연구과제로 검토하는 협약을 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 역시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김포공항 이전 "선거 막판에 공약한 것은 한마디로 경솔했다"라며 "저렇게 중요한 문제를 공약하려면 처음부터 나서서 해야했다. 잘못한 것"이라고 했다.
제주지사에 출마한 오영훈 후보는 공약을 철회하라며 거듭 반대의 뜻을 밝혔다. 오 후보는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중앙정치의 논리를, 중아의 논리를, 수도권의 논리를 제주도에 강요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선거 막판 변수로 떠오른 김포공항 이전 문제는 이번 지방선거의 판세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원주나 청주 공항을 이용하면 된다는 말을 하지만 그것은 시민들의 국민의 경제적 사정을 모르고 한 말"이라며 "민주당 지도부에서 제주도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도 했지만 경제적 부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이들에게는 변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