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p 인상 배제 불가···“물가 추이 따라 판단”
추경호, 환율 발언 자제 “현 수준 언급 부적절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첫 조찬 회동을 갖고 엄중한 경제 상황에 인식을 같이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밝혔다.
1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추 부총리는 이 총재와 간담회에서 “현 경제 상황이 굉장히 엄중하다”며 “정책 수단이 제약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앙은행과 정부가 이야기를 나누고 인식을 공유해 좋은 정책 조합을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지혜를 모으는 게 국민을 위한 도리”라면서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부총리가 만나는 게 뉴스가 되지 않게 하겠다고 했는데 앞으로도 경제 관련 이야기를 자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도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혼자 해결할 게 아니라 여러 부처가 공조해 해결책을 찾아야 되다 보니 추 부총리의 조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며 “수시로 만나는 게 뉴스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의견을 나누자는 말에 공감하며 좋은 정책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화답했다.
특히 이날 회동에선 금리 인상 전망이 시사됐다. 이 총재는 조찬 회동 직후 “향후 빅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물가 전망이 엄중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 총재는 “4월 상황까지 봤을 때는 그런 고려(빅 스텝)를 할 필요 없는 상황인데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더 올라갈지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며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보고 7∼8월 경제 상황, 물가 변화 등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상황은 미국과 다르기 때문에 금리 차만을 염두하는 것보다는 성장·물가 등을 보고 그에 맞춰서 대응하는 게 낫다. 금리 문제는 금통위원들과 상의 전이기 때문에 지금 드릴 말씀은 없다”고 딱 잘랐다.
한편 원·달러 환율 등 외환 시장 문제에 대해선 긴밀한 공조를 협의했을 뿐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추 부총리는 “오늘도 외환시장의 안정 의지를 확인했다. 앞으로 중앙은행과 정부가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면서도 1270~1280원 대를 웃도는 현 달러 환율 수준에 대해선 “그런 것을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시점 같다”며 확답을 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