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과위원회 구성하려다 자문단 형태 전환
비서실이 업무 처리···보완적 역할에 가닥
靑 정책실 대체할 능력·실력 위주의 인선

윤석열 대통령이 민관합동위원회를 소수정예의 자문단 형태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분과별 운영 방식이 예상됐던 위원회가 키친 캐비닛(Kitchen Cabinet) 성격을 띌 전망이다.
11일 대통령실 안팎에서 초대 민관합동위원장으로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거론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기존 공약과는 달리 조직을 대폭 축소해 운영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부처 위에 군림하면서 권력을 독점하는 기존의 청와대에서 탈피해 민관합동위원회를 설치하고 역동적인 민간 전문가들의 아이디어가 국가 핵심 아젠다에 반영되게 할 것"이라며 분과별 위원회 구성을 공약한 바 있다.
청와대 정책실 역할을 대체하는 민관합동위원회를 설치해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고, 관이 주도해온 정책 설계를 민간 분과 위원회에 맡기겠다는 구상이었으나 실제 운영은 키친 캐비닛 모습으로 구현될 전망이다.
키친 캐비닛은 미국 7대 대통령인 앤드류 잭슨이 지인들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식사를 하며 비공식 자문을 구한 것에서 유래된 말이다. 미국 대통령의 경우 대중의 여론을 여과 없이 수렴 할 수 있는 정치적인 순기능 역할을 한다는 이유로 키친 캐비닛을 공식적으로 운영해왔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 관계가 없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키친 캐비닛을 구성해 공개방식의 운영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 의제를 추출하고 이행 결과를 점검하는 기능을 대통령 비서실 자체적으로 소화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민관합동위는 보완적 역할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애국심과 실력만 있으면 국적이 다른 해외 교포 등도 위원회에 들이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잘 디자인하겠다. 신중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