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아름다워 추천···깊은 고찰 담겨"
'양' 役 저스틴 민 "시나리오 받아 읽곤 펑펑 울었다"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애프터 양’ 시사회 기자회견 현장에서 개막작 선정 배경부터 작품 리뷰까지 다채로운 이야기가 오갔다. /이호준 기자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애프터 양’ 시사회 기자회견 현장에서 개막작 선정 배경부터 작품 리뷰까지 다채로운 이야기가 오갔다. /이호준 기자

“아시아계로 살면서 정체성에 고민이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양’에게 공감이 쉬웠던 것 같다”

28일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애프터 양’ 시사회 현장에서 ‘양’을 연기한 저스틴 민 배우가 이같이 말했다. 이날 현장에선 개막작 선정 배경부터 작품 리뷰까지 다채로운 이야기가 오갔다.

본격적인 작품 대담에 앞선 순서론 개막작 선정 이유가 공유됐다. 먼저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아름다움’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아름다운 미장센에 연출진과 배우의 조화가 돋보인다는 의미다.

전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를 적극 추천했다. 보셨다시피 아름다운 작품이다”며 “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본성에 대한 심도 깊은 고찰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준동 집행위원장도 인간의 내면을 면밀히 들여다 본 작품성이 흥미로웠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원래 작가주의를 표방한다. 미래를 배경삼아 오해할 수도 있지만, 인간에 대한 성찰이 주된 메시지”라며 “인간을 닮았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을 들여다보는 방식이 재밌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저스틴 민 배우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영화를 보여줄 수 있어서 시의적절했다”고 말했다. 민 배우는 “이 작품은 놓칠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을 ‘양’의 기억으로 하나씩 상기시켜 준다”며 “팬데믹 상황에서 소중한 순간에 잊진 않았나 싶을 찰나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저스틴 민 배우가 시나리오를 처음 접한 일화를 전하면서 작품 리뷰로 주제가 전환됐다. /이호준 기자
저스틴 민 배우가 시나리오를 처음 접한 일화를 전하면서 작품 리뷰로 주제가 전환됐다. /이호준 기자

이후 각 패널의 대담 주제는 작품 리뷰로 전개됐다. 저스틴 민 배우가 시나리오를 처음 접한 일화를 전하면서다. 민 배우는 “비행기에서 이 대본을 처음 접하곤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옆에 앉은 여성 승객이 안부를 물어볼 정도였다”면서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도 캐스팅을 어필했고 제 정체성도 아시안-아메리칸이다 보니 영화와 들어맞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면에 드러난 이미지에 대한 의견도 공유됐다. 영화에 드러난 ‘다양성’ 또는 ‘다문화’ 메시지를 접했을 때 어떻게 느꼈냐는 여성경제신문 질문에 전진수 프로그래머와 저스틴 민 배우는 ‘적극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전 프로그래머는 “나무 접붙이기 장면이 가장 인상적인 포인트”라며 “본성에 대한 깊은 생각이 돋보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유학시절 접했던 입양 자녀 단체가 생각난다. 그때만 해도 다문화 가정이나 타문화 인원에 대한 배척이 심했다”며 “이런 영화의 메시지처럼 적극적으로 해당 문제를 영화계에서 보여주는 것이 임무인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저스틴 민 배우도 본지에 자기 경험을 공유하며 자신에게 이 영화가 갖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 민 배우는 “자신도 아시안-아메리칸으로 평생을 살았다 보니 종종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며 “영화에서 다뤄지는 (다양성에 대한) 이미지도 중요한 역사적 흐름이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다름’의 문제에서 피해받는 사람들이 자신을 설명하는 과정을 이미지로 보여줘야 한다”며 “(이를 행할 때) 보는 사람도 더 와닿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애프터 양’에서 로봇 인간이라는 섬세한 연기를 선보인 저스틴 민은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신예 배우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에서 선정한 ‘2021년 주목해야 할 10명의 배우’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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