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일방적으로 후보 사퇴만 요구"
유영하 "애초부터 불합리, 수용 어려워"
두 예비후보, 대구수성을 보궐선거 나올 수도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김재원 예비후보가 유영하 예비후보에게 제안했던 단일화가 무산됐다. 향후 판세는 홍준표·김재원·유영하 '1강 2중'으로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최고위원은 18일 저녁 페이스북에 "후보 단일화가 끝내 무산됐다. 안타깝다"며 "단일화를 위한 물리적 시간이 지나버렸다"고 했다.
그는 "여론조사 50%와 당원투표 50% 규칙에 따라 먼저 예선을 치르자고 했는데 유영하 후보는 일방적으로 후보 사퇴만 요구했다"며 "유 후보는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에서 나는 몸이 묶여 있고, 김 후보는 자유로운 입장이니 내려달라'라는 이해할 수 없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 예비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김재원 예비후보의 일방적(단일화) 제안은 애초부터 불합리하고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며 "진정한 단일화란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상대에게 일방적 수용과 결단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의 도를 넘은 행위"라고 반박했다. 단일화 무산 배경을 두고 서로 '남 탓'을 하며 책임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다.
앞서 김 예비후보는 16일 “화이부동의 마음으로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는 것이 대의에 이르는 길”이라며 대구시민 여론조사 50%, 책임당원 투표 50%를 반영한 단일화 방식을 제안했다.
당시 유 예비후보도 즉각 “대구의 부활을 바라는 대구시민과 당원동지들의 애정 어린 충고를 받아들여 김재원 예비후보가 단일화 제의라는 결단을 내리신 것을 높게 평가한다”고 화답했지만 끝내 결렬됐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은 19일 저녁 TV 토론을 진행한 뒤 21~22일 일반국민 여론조사와 책임당원 투표를 실시한다.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는 각각 50%가 반영되며 최종 결과는 23일 발표된다.
일각에서는 후보단일화 없이는 홍준표 예비후보의 '1강' 체제를 뒤집을 수 없기 때문에 경선 투표가 실시되는 21일 전까지 '2중'인 두 후보 간 물밑 접촉은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처럼 김재원·유영하 예비후보가 막판 극적 단일화를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완주했다가 홍준표 예비후보가 당선되면 실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유영하 후보의 '차선책'이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두 후보는 현역 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대구시장 경선 탈락 이후 곧바로 홍 예비후보의 대구 수성을 보궐선거에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 예비후보가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된 뒤 오는 30일까지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수성을 보궐선거는 6월 1일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된다. 다만 김 예비후보의 경우 불과 한 달 전 대선에서 대구 중·남구 출마 선언을 했다가 철회한 바 있어 수성을 출마 명분이 적다.
김 예비후보는 "유영하 변호사가 '수성구 파동(홍준표 의원 지역구)이 어디인지 잘 모르고 그곳에 주거지를 정했다'고 했을 때부터 만일 홍준표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는 일이 발생하면 그곳 보궐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애당초 후보단일화는 생각이 없었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16~17일 매일신문·대경미래발전포럼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대구시장 경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준표 예비후보가 39.8%, 유영하 예비후보 19.9%, 김재원 예비후보 19.5%를 기록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응답률 6.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