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FI에서 빠지면서 자금력 소실
대기업으로 덩치 키워온 KG 유리해져

KB증권이 쌍방울그룹의 인수자금 조달 참여 계획을 철회하면서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변수가 발생했다. 쌍방울의 실탄이 반 가까이 줄어들고 60위권 대기업으로 덩치를 키워온 KG그룹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KB증권이 쌍방울의 쌍용차 인수 딜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KG그룹과 쌍방울그룹 간 2파전으로 전개돼온 인수전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앞서 쌍방울그룹은 그룹의 계열사인 광림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꾸려 쌍용차 인수를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KB증권은 금융참여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당초 KB증권은 인수자금의 절반을 담당하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키로 했으나 이를 취소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철회 의사를 전달했다"며 "금융참여의향서는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 초기 과정의 절차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부 논의를 통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라고 덧붙였다.
쌍용차 측은 이번주 서울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은 후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의 계약 체결을 위한 우선 매수권자 선정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앞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가 자금 조달에 실패해 고배를 마신 만큼 자금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예정이었다.
지금까지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회사로는 미국 자동차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홀딩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인디(INDI) EV, 쌍용차와 전기차 배터리 개발·생산 기술협약을 맺은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 등이 거론된다. 다만 증권가에서 참여 가능성을 높이봤던 SM그룹 측은 "인수전에 처음부터 뛰어들 생각이 없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국내에서 2강을 이루던 쌍방울 측 실탄이 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KG그룹과 비공개 대상인 외국계 자동차 회사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KG그룹은 재작년 동부제철(현 KG스틸)을 인수하며 자산 규모로만 60위권 내 대기업으로 올라섰다. 주력 회사인 KG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은 4조9315억원, 영업이익은 4671억원이다. KG스틸은 지난해 매출 3조3547억원, 영업이익 2969억원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