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정준호 대표 선임안 주총 통과
주류소매, 음식점업 추가 정관 변경도
나홀로 실적 저하 늪 벗어날지가 관건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 롯데쇼핑이 책임경영 강화를 통해 수익성 부진의 늪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23일 롯데쇼핑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롯데리테일아카데미 대회의장에서 52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김상현·정준호·강성현 3인 대표체제를 확립했다.
먼저 김상현 대표이사는 P&G 아세안과 홈플러스 대표이사에 이어 롯데유통군HQ 총괄대표를 맡아온 인사다. 정준호 대표이사는 롯데백화점 사장에서 이번에 승진한 케이스다. 기존 강성현 대표 포함 총 3인의 대표이사 체제가 완성된 셈이다.
유통업계에선 롯데쇼핑의 실적 저하가 신동빈 회장의 만기친람형 리더십과 과도한 외부인사 영입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겸직 역시 책임경영의 일환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롯데쇼핑 대표 체제를 정비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롯데지주 한 관계자는 "3인 각자대표 체제를 갖추며, 유통군을 총괄하는 김상현 부회장 중심으로 주력 사업부인 백화점, 마트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사업에 △주류소매업과 △일반음식점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도 이뤄졌다.
특히 이날 주총에선 새정부를 의식한 인선도 이뤄졌다. 3인의 사외이사 가운데 조상철 법무법인 삼양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지난해 6월까지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밖에도 김용대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통계학과 교수, 심수옥 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가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롯데쇼핑은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등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모두 롯데쇼핑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췄다.
현대·신세계 등 경쟁업체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흑자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롯데쇼핑만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매출은 15조5812억원으로 1년전보다 3.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156억원으로 37.7% 줄었다.
이는 롯데백화점을 제외한 주요 사업에서 대부분 영업적자가 난 탓이었다. 백화점 사업은 매출 2조8880억원(+8.8%), 영업이익 3490억원(+6.4%)으로 모두 늘었지만 롯데마트, 롯데온 등 주요 사업 모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