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사외이사 선임 건, 25.02% 찬성 그쳐
지분10.58% 산은 결정적···지주사 손 들어줘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과 사모펀드 KCGI가 23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친 가운데 2년 전에도 조원태 회장 해임을 시도한 KCGI가 재차 좌절했다. 승기는 지주사 측이 거머쥐었다.
23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26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9기 한진칼 정기주총에서 KCGI 측 주주 제안은 부결됐다.
사외이사 서윤석 교수 선임 안건은 찬성 25%, 반대 56%로 부결됐다. KCGI는 이같은 사외이사 안건과 함께 △전자투표 도입 △이사 자격 강화도 주창했으나 투표 결과 부결됐다. 전자투표 도입 안건은 57.85%의 찬성을, 이사의 자격 강화 안건은 53.35%의 찬성을 얻으며 특별 결의 정족수 요건에 닿지 못했다.
반면 지주사 측은 달랐다. 이사 추천으로 올라온 주인기(연세대 명예교수) · 주순식(율촌 전 고문)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61% 찬성으로 통과된데다 류경표 한진칼 사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도 80% 찬성으로 통과됐다.
산업은행의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 KCGI 우호 지분과 한진 측 조 회장 우호 지분을 비교했을 때 KCGI의 지분이 조금 더 많다는 업계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10.58% 지분을 보유한 산업은행이 사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KCGI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망도 제기된다. 한진칼 펀드 만기 시점이 3월 말이라는 점에서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앞서 한 매체 인터뷰에서 "KCGI 펀드는 수익 구간에 진입해 엑시트를 위한 여건은 조성됐다고 본다"며 "매각은 부분 매각보다 전량 매각이 원칙"이라고 했다.
한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대리 낭독한 인사말에서 "올해를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겠다"며 "대한민국 항공업계를 재편하고 아시아나항공과 물리적 결합을 넘어 하나된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