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KDB생명 매각 작업 흔들
항공합병도 반쪽 될 가능성 높아져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간 기업결합(M&A)이 실패로 끝난 데 이어 대우건설과 KDB생명 매각 작업도 난항에 빠지면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문재인 정부 임기말까지 악전고투하고 있다.

24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이동걸 회장 재임 기간 한진중공업, 동부제철, STX조선을 성공적으로 매각하는 성과도 올렸지만 여전히 미제로 남은 구조조정건이 다수다.

지난 2020년 9월 이 회장이 재임할 당시엔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기존 업무의 지속성·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대우조선 매각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반대에 막히면서 찬물이 끼얹어졌다.

항공 합병도 안갯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일부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을 반납하고 운수권을 재배분하는 방식으로 결합을 승인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한진칼 경영진의 아시아나항공 지배를 허용하지 않는 반쪽 짜리 조건부 승인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KDB생명 매각 시도는 벌써 다섯번째 도전인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모투자펀드 JC파트너스가 2020년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자본확충 방안 미비로 금융감독의 벽에 부딪혔다. 또 이런 와중 KDB생명 지분의 26.9%를 보유한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의 모회사 칸서스자산운용이 법원에 주식매매계약 이행중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계약이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10여년째 새 주인을 찾지 못해온 대우건설도 고용 승계 약속을 요구하는 노조의 벽에 막혔다.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합병 관련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내달 중 나오더라도 화학적 결합에선 부작용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 회장 임기가 2023년 9월까지 1년 6개월이 넘게 남아 차기 정부로 이어진다"며 "모든 구조조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자신의 남은 임기 중 조선과 항공 산업 구조조정 문제만큼은 일단락 짓겠다는 구체적 플랜을 제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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