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콜, 백신 접종 여부 확인 불가
고양시, 백신 연동 '안심콜 방역패스' 개발·시행
질병청,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사용 고려 안해"

"안심콜 전화하거나 QR코드 찍으면 백신패스 확인된 거 아닌가요?"
식당·카페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이 시행된 지 1개월이 지났지만, 일부 식당들에선 백신접종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많은 식당들이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전화 기반 출입명부 '080 안심콜'을 방역패스 확인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홍보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꼽지만, 경기도 고양시에서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안심콜 방역패스'를 운용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방역패스의 허점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부 식당들, 안심콜로 방역패스 확인
11일 오후 12시께 서울시 용산구의 한 식당 주인 김모 씨는 손님이 많아 바쁜 와중에도 "안심콜이나 QR 체크인 부탁드린다"고 말하기 바쁘다. 그러나 김씨의 노력과는 달리, 안심콜은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의도치 않게 방역 지침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안심콜만 걸면 백신정보도 그대로 확인이 가능한 줄 알았는데, 방역패스를 위반했다니 처음 알았다"고 당황해 했다.
현재 가장 많이 발생하는 방역패스 운영 위반 사항 중 하나는 위와 같이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손님에게 '080안심콜'만 제공하는 경우다. 안심콜을 걸면 방역패스까지 함께 확인이 가능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안심콜은 수기명부의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간편전화 체크인으로 방문시간과 연락처 정도만 기록할 수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최모 씨는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손님에게 QR체크인 부탁하는 것을 망설일 때가 있다고 한다. 최씨는 "방역패스 검사를 부탁하다 취객과 불필요한 실랑이가 붙은 적이 있다"며 "'접종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안심콜 등 최소한의 기준만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 바뀌어야겠지만 영업에 타격을 입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1인 매장·고령층, QR체크인 힘들어
1인 매장이나 바쁜 식당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있다. 1인 카페를 운영하는 강모 씨는 "주문받고 음료를 만드느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며 "큰 매장같은 경우에는 QR 체크인을 확인하는 사람을 붙일 수도 있지만, 1인 매장 같은 경우에는 매번 신경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매장 안에 부착된 안심콜 포스터를 보고 QR체크 대신 안심콜로 전화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음식 준비로 바쁠 때) 매번 확인하고 부탁드리기 힘든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은 매번 바뀌는 방역 정책에 어려워하는 상황이다. 80대 할머니 이모 씨는 "수기로만 작성하다가 통화만 해도 된대서 겨우 했더니 이젠 또 통화는 하지 말라 한다"며 "정책이 이렇게 매번 바뀌면 늙은이들은 어떻게 따라가라는거냐"고 한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양시는 시 자체적으로 080 안심콜에 백신접종 정보를 연동한 '안심콜 방역패스'를 시행한다. 이는 방문객이 방역패스 의무시설을 방문해 안심콜 번호로 전화를 걸면 접종 여부를 알려주는 문자가 휴대전화로 전송되는 서비스다.
질병청,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안심콜 방역패스' 불가
고양시청 관계자는 "QR코드 방식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시민들이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안심콜 방역패스를 도입했다"며 "고령층과 취약계층 등 휴대폰 조작이 어려운 분들께도 안심콜이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아직까지 백신 정보와 연동 가능한 안심콜 도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청 최승호 사무관은 팩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어 안심콜과 방역패스의 연계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