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어차피 다가올 미래···기술진입 원활”
‘이세계 아이돌’, 유튜브 조회수 160만 달성
우려 섞인 시선, "사회적 비용 감당 커질 것"

'왁타버스 WAKTAVERSE' 유튜브 채널

가상 아이돌이 주류 문화로 떠오르면서 ‘메타버스’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가상 아이돌 시장이 유튜브·기업 뿐 아니라 대학교까지 확대되고 있다.

가상 아이돌은 현실이 아닌 가상세계에서 활동하는 아이돌을 일컫는다. 최근 새로운 메타버스 공간이 등장해 다양한 가상 아이돌이 콘텐츠 시장에 들어섰다. 이들의 장점은 △시공간 제약의 자유 △팬덤과 1대1 소통확대 등이다.

메타버스 업계는 가상아이돌에 대해 '어차피 다가올 미래'라는 입장이다. 황큰별 메타버스 기업 ‘텔로스 TELOS’ 대표는 팩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메타버스에 긍정적인 의견이 많아 정부도 메타버스 연구 지원 과제를 미는 추세”라며 “가상 아이돌이나 캐릭터는 기술 비용이 크지 않아 스타트업 진입도 원활하다”고 말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상 아이돌 시장서 두드러진 성과는 유튜브 '왁타버스 WAKTAVERSE' 채널이 보여줬다. 여기서 탄생한 가상 아이돌 '이세계 아이돌 ISEGYE IDOL'(이하 이세돌)은 가상 아이돌 최초로 벅스뮤직 1위를 차지했다. 이 뿐 아니라 멜론 TOP100 80위에도 진입하면서, 가상 아이돌 시장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2021년 12월 22일 발표된 신곡 리와인드 (RE:WIND) 뮤직비디오는 160만 조회수를 기록 후 꾸준한 증가세다. 이를 본 팬들은 “아직 VR에 거부감도 있지만 노래가 좋아서 자꾸 찾아 듣게 된다” · “VR CHAT으로 이 정도 뮤직비디오까지 만들 수 있다니 감동이다”는 반응이다.

2021년 7월 오디션, 대표 콘텐츠 자리매김
멤버 6명 버튜버로 구성···그룹 팬덤 형성도

멤버 6명이 모두 버추얼 유튜버(버튜버)다./ '여비날' 팬아트
멤버 6명이 모두 버추얼 유튜버(버튜버)다./ '여비날' 팬아트

메타버스 기술과 음악적 완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이세계 아이돌 ISEGYE IDOL' 프로젝트는 2021년 7월 우왁굳 채널 콘텐츠로 시작했다. 당시 VR CHAT 오디션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왁타버스 WAKTAVERSE' 채널 대표 프로젝트로 확장됐다.

멤버 6명이 모두 버추얼 유튜버(버튜버)다. △주르르 △징버거 △비챤 △고세구 △릴파 △아이네로 구성됐다. 실제 아이돌처럼 메인보컬도 있는데, 아이네·릴파 두 명이 선발됐다.

이세돌 팬층은 유튜버 ‘우왁굳’ 팬카페 내 게시판에 모여 소통하고 있다./ '왁물원' 네이버 카페
이세돌 팬층은 유튜버 ‘우왁굳’ 팬카페 내 게시판에 모여 소통하고 있다./ '왁물원' 네이버 카페

이세돌은 그룹 팬클럽도 있다. 이세돌 팬덤은 유튜버 ‘우왁굳’ 팬카페 내 게시판에 모여 소통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를 말머리로 달고 소통하는 모습이다.

우왁굳 VR챗 콘텐츠 연출을 맡으며 이세돌 팬을 자처한 유튜버 '엄석대'는 팩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처음 기대감은 없었으나 데뷔 후 뮤비 공개를 앞둔 시점부터 눈독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제 단순 메타버스 콘텐츠가 아니라 하나의 엔터테이너이자 비공식 MCN컴퍼니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극찬했다. 아울러 “가상아이돌 체계가 저조차 생소했기에 팬층이 넓어지고 성공사례가 보일 때마다 행보가 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넷마블 100% 지분 출자···2022년 선보인다
대학교 진출 가상 아이돌···학생도 제작 참여

2020년 8월 넷마블에프앤씨는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넷마블
2020년 8월 넷마블에프앤씨는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넷마블

블룸버그 통신은 2020년 가상인간 시장 규모를 2조4000억원으로 분석하며 2025년 14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상아이돌을 포함한 메타휴먼 기술은 메타버스 시장 확대와 함께 주류문화로 편입되고 있다. △사이버 가수 아담 △하츠네미쿠 △K/DA 등 가상 아이돌 문화는 종전까지 서브컬쳐로 알려졌다. 

대기업도 가상 아이돌 시장에 편승하고 있다. 2021년 8월 넷마블에프앤씨는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들은 메타휴먼 기술을 활용해 메타버스 내 가상 아이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메타버스에 100% 지분을 출자한 넷마블에프앤씨는 2021년 10월 25일 발표된 기업공시에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두 기업이 만나 완성된 가상 아이돌 그룹은 2022년 중 데뷔 계획이다.

2021년 11월 부산 동서대학교 학생들이 참여해 만든 가상 아이돌 4명이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공개됐다./ 동서대학교
2021년 11월 부산 동서대학교 학생들이 참여해 만든 가상 아이돌 4명이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공개됐다./ 동서대학교

AI(인공지능)와 접목한 가상 아이돌 뮤지컬이 열리기도 했다. 2021년 11월 29일 부산 동서대학교 소향아트홀에서는 학생들이 참여해 만든 가상 아이돌 4명이 소개됐다. 이름은 △스노우 △버니 △오사랑 △윈드다. 

이 공연은 그래픽 AI 전문기업 ㈜펄스나인과 함께 22명 동서대학교 교육생이 6개월 교육기간 동안 협업한 결과다. 특히 인물 생성 · 작곡 등 전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해 메타버스 뮤지컬로 각색한 점이 이색적으로 평가된다.

우려 섞인 반응도···사회적 비용 커지나?
메타버스 업계, "우려 거두는 노력할 것"

가상아이돌 성장에 우려 섞인 반응도 관측된다. 우려 요인으로는 △성 상품화 △인간대체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실제 5G 체험관에서 선보인 치어리더 콘텐츠가 360도 관람 특성으로 인해 성상품화 논란에 휩싸인 적도 있다.

30대 직장인 한호준 씨(남-가명)는 팩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인간이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며 “가상인간이 주류로 들어올수록 우리가 감당할 사회적 비용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생각은 달랐다. 텔로스 황 대표는 “불쾌한 골짜기 등 대중의 우려도 알고 있다”며 “실제 업계에선 완전한 리얼리티보다 캐주얼 방식을 채택, 대중에게 이질감 없이 닿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용어 해설: VR CHAT
브이알챗(VR CHAT)은 가상현실 지향 음성 채팅 소프트웨어다. 가장 큰 특징은 유니티 엔진(3D)을 통해 자신의 아바타나 월드를 등록해 자유롭게 메타버스를 구축할 수 있는 점이다.

※ 용어 해설: 불쾌한 골짜기
불쾌한 골짜기는 로봇이 인간을 어설프게 닮을수록 불쾌함이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일본 로봇 공학자 '모리 마사히로'가 주창했다. 해당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심리적으로 사람과 밀접하게 닮은 대상을 사람과 닮지 않은 대상보다 혐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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