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보험 가입률 낮지만 높은 가입 의향
보험사, MZ세대 겨냥 유튜브 채널 운영

신한라이프가 가상 인물 '로지'를 앞세워 MZ세대를 겨냥하고 있다./사진=신한라이프
신한라이프가 가상 인물 '로지'를 앞세워 MZ세대를 겨냥하고 있다./사진=신한라이프

TV 광고 중심 전통적인 홍보 마케팅에 치중하던 보험사들이 유튜브 채널로 옮겨가고 있다. 유튜브 채널에 더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보험사와 보험설계사 등 다양한 보험업계 관계자들이 개별 채널을 운영하며 MZ세대 겨냥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첫 광고 캠페인 ‘라이프에 놀라움을 더하다’ 편이 대표적이다. 가상인간 로지를 앞세워 유튜브 공개 3주 만에 1000만 뷰를 넘겼다. 한화생명 유튜브 채널은 ‘외계인 납치 보상 보험’. ‘붬(보험)내려온다’ 등 시리즈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한화생명 유튜브 채널은 MZ세대가 보험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반품 배송비 지원 보험, 독신자를 위한 보험 등 해외 이색 보험을 소개했다. 팩트경제신문이 게재하는 소셜러스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한화생명 채널의 최근 1개월 조회수는 동급 채널의 최근 1개월 조회수보다 약 22배 높다. 

보험업계가 MZ세대를 공략하는 배경에는 국내 보험 시장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 경제활동을 진행 중이거나 보험에 관심이 높은 세대 대부분이 보험에 가입했지만, MZ세대는 아직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최근 보험연구원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가구당 생명·손해보험 통합 보험가입률(보험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4050세대 90% 이상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에 이미 가입한 상태로 시장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반면 2030세대 생명보험 가입률은 지난해 기준 각각 63.8%와 77.3%로 신규 가입 가능성이 있는 잠재고객이 약 30% 정도다.

또 2030세대 생명보험 가입 의향은 4050세대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질병 보장 보험 가입 의향은 20대와 30대가 각각 18.3%와 14.5%로 40대와 50대의 9.2%와 8.1%보다 높았다. 연금보험 가입 의향도 40,50대는 한 자릿수(7.2%, 4.7%)였지만 MZ세대는 비교적 높은 12%에 달한다.

'미개척지' MZ세대를 타깃으로 보험사의 콘텐츠 제작이 활발하다. MZ세대 흥미 유발 외에 보험 특징을 설명하는 영상이 주류를 이룬다. 삼성생명 유튜브 채널은 보험에 대한 궁금증을 알기 쉽고 정확하게 답변한다는 컨셉의 ‘파란창에 물어보험’ 시리즈를 업로드 중이다. 

이는 소비의 주체가 되어 자신이 완벽히 알지 못하는 개념에 돈을 쓰길 주저하는 MZ세대의 특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은 소비자가 상품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제21회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평가대상 보험사 37개 중 29개사가 ‘보통’ 이하 평가를 받았다.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는 보험사가 보험약관을 소비자가 알기 쉽게 작성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이 같은 보험사 변화에 대해 트렌드 분석 및 마케팅 전문 기업 ‘오픈콘텐츠’ 양성욱 CMO는 “MZ세대는 이제 트렌드를 주도하는 타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소비의 주체가 되는 주 고객층이 된 지 오래”라고 분석하며 “불과 2~3년 전만 해도 보험업계에선 일종의 ‘잠재고객’으로 MZ세대를 타깃으로 삼았지만, 이젠 현재부터 미래까지 소비 가능성을 지닌 고객으로 보고 공격적·적극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가 추상적인 보험상품 설명에만 집중한다면 ‘보험’이라는 영역의 벽을 높게 여기는 MZ세대 관심을 잡을 수 없다. 오히려 ‘지금 영상을 보고 있는 당신이 사고가 난다면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등 흥미를 유발하는 콘텐츠로 시선을 사로잡은 뒤 MZ세대를 자사의 ‘팬’으로 만드는 방법이 가장 현명한 마케팅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오픈콘텐츠’는 “당장 상품을 팔기 위한 노력을 하다보면 미래의 큰 고객을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널리 내다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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