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혁, 네이버 이어 해피빈서도 가해자 묵인”
가해자 지목 A 실장 “일방적 주장···조속한 조사 요청”

네이버가 또 다시 직장 내 괴롭힘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네이버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경영진이 전면 쇄신을 약속하며 사과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비슷한 논란이 제기됐다. 다만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이하 노조)은 네이버가 운영하는 공익재단 해피빈 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다고 2일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해피빈 내에서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15명의 직원이 퇴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고용노동부에 해당 의혹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노조 주장에 따르면 해피빈 A 실장은 회의 중 직원들에게 폭언을 하거나 심지어 물리적 폭력도 가했다. 해당 직원은 신경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직원들은 이런 사실을 최인혁 대표에게 알리며 조치를 요구했지만, 최 대표는 A 실장과 직원들의 개인 실적을 언급하는 등 사실상 직장 내 괴롭힘을 방관했다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최 대표가 다시 한 번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연루되면서 조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 5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네이버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 직에서 사퇴했다.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면서 네이버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했으나 계열사인 네이버 해피빈과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직은 유지했다.
노조는 최 대표가 당시 직원 사망 사건의 실질적이고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계열사 임원 및 대표직에서도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대표가 사망한 직원에게 무리한 지시를 하는 등 괴롭혔던 임원을 비호하거나, 해당 임원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을 묵살했다는 주장이다. 해피빈 퇴사 직원들은 당시와 마찬가지로 최 대표에게 직장 내 괴롭힘 묵인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
그러나 해피빈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A 실장은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A 실장은 퇴사 직원들과 노조 측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면서 오히려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조사기관을 통해 폭언 및 폭행 내용 사실 여부 확인 절차를 조속히 밟아달라”고 요청했다.
A 실장은 “노조 측에 나와 해피빈 재직자들에 대해 사실 확인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와 재직자들에게 확인하지 않고 노조 제보만으로 기사가 보도됐다”며 “사실과 다른 보도에 회사·개인 생활을 이어나가기 힘든 상태”라고 호소했다.
네이버 사측은 객관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판교IT사업장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네이버의 사안 해결 의지가 없다고 질타했다. 위원회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절차를 시작하기는커녕 가해자 말만 듣고 사실무근이라고 반박부터 했다”고 네이버 측의 초기 대응을 지적했다. 이어 “네이버는 지금이라도 절차에 맞게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고 조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판교IT사업장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5월 네이버 직원 사망사건을 계기로 출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