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엮더니 이 부회장 귀국 맞춰 소문 흘려
유사 패턴 반복···자본잠식 드러날까 노심초사
증권가선 "매각 아무리 급해도 평가 정확해야"

2014년부터 미국에서 거주해오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왼쪽)이 이수만 SM엔터인먼트 총괄프로듀서와 기업 인수합병(M&A)를 논의하기 위해 귀국했다는 풍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014년부터 미국에서 거주해오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왼쪽)이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와 인수합병(M&A)을 논의하기 위해 귀국했다는 풍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이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와 SM엔터테인먼트 인수·합병(M&A)을 논의하기 위해 급히 귀국을 결정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관계사들이 즉각 부인했다. 

6일 <팩트경제신문> 취재 결과 CJ그룹 측은 "SM엔터 인수를 검토한 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카카오측도 "SM엔터 인수설이 낭설에 불과하다는 해명 공시가 마지막으로 추가적인 입장은 없다"고 확인했다.

앞서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2014년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미국에서 거주해온 이미경 부회장이 영구적으로 귀국한 것과 관련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를 만나기 위해 급히 귀국을 결정했다"고 보도했지만 CJ그룹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기업 인수·합병(M&A)과 관련 최대주주 및 대주주간의 논의가 있었더라도 지분율 0% 대에 불과한 일반주주가 결정할 영역이 아닌데다, 이미경 부회장의 귀국 목적은 CJ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차원이란 설명이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27일 CJ그룹보다 먼저 인수설에 휩쓸린 카카오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왔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여러 차례 해명 공시를 내놨다.

당시 풍문의 시작점은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버 김용호씨였다. 김 씨가 "빅히트·YG엔터테인먼트·네이버 동맹에 대응하기 위해 이수만씨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만났다"면서 M&A설을 흘린 뒤 <매일경제신문>은 네이버와 인수 경쟁을 붙이는 보도를 내놨다.

CJ그룹이 엮인 것도 역시 같은 패턴이다. 다만 이미경 부회장 귀국이 "이수만씨를 만나기 위한 것"이라고 엮으면서도 "두 사람이 만났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아미 인수설을 부인한 카카오를 다시 경쟁자로 붙였다.

물론 이런 방법으로 이수만씨가 엔터테인먼트 사업 정리를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또 최근엔 하이브 엔터테인먼트까지 인수경쟁사로 붙여지면서 기업가치가 2조5000억~4조원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값이 매겨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매물로 나온 것은 SM엔터 최대주주인 이수만씨의 보유 지분 18.73%이기 때문에 이수만씨 입장에서 계열사 자본잠식 문제가 이슈가 되기 전에 하루 빨리 팔아 치우려는 의도가 반영된 자가발전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SM엔터는 올 상반기 900만장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지난 한 해 연간 판매량(905만장)에 근접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스엠에프앤비디벨롭먼트를 비롯한 에브리싱, 키이스트 그리고 해외 계열사의 자본잠식이 심각한 상태다.

특히 청담동에 'SMT하우스'라는 고급 레스토랑을 운용해온 에스엠에프앤비디벨롭먼트는 지난 2019년 회계연도에도 53억4274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 계열사는 이수만씨가 50억원대 청담동 고급 빌라를 증여한 조주희 ABC뉴스 기자 소개로 미국무부 관리 대상인 뉴라이트 계열 탈북단체 지원 창구로 이용된 것이 드러나며 화제가 됐다.

또 증권가에서도 이수만씨가 사업을 접더라도 적자 계열사에서 발생한 손실을 분명히 해야 매각이 수월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부진은 당연하지만 적자 사업부가 가장 많은 SM엔터가 기업구조 개선 노력을 보이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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