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1000원→최대 5000원 탄력제 적용
“몸집 키워놓고 본전 수금하나” 비판도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스마트호출 수수료 정책을 변경했다. 수요와 공급 등을 감안해 최저 무료에서 최대 5000원까지 책정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스마트호출 수수료 정책을 변경했다. 수요와 공급 등을 감안해 최저 무료에서 최대 5000원까지 책정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에서 더 빠른 택시 호출을 제공하는 ‘스마트호출’ 수수료가 변경되자 사실상 요금 인상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스마트호출은 카카오T 택시호출시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면 인공지능(AI)을 활용, 배차 성공 확률이 높은 택시를 매칭해 더 빠른 배차를 지원하는 부가옵션이다.

2018년부터 도입된 카카오T 스마트호출 수수료는 당초 주간 1000원, 심야 2000원이었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월 2일부터 카카오T 스마트호출에 탄력 요금제를 적용해 수수료를 변경했다. 

변경된 카카오T 스마트호출 수수료는 수요와 공급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탄력 요금제다. 택시 위치와 이용자의 위치, 목적지와 호출시간은 물론 교통량, 지역, 시간대, 우천 등 요소가 고려돼 책정된다.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 등 차량 운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 요소까지 반영돼 최소 0원부터 최대 5000원까지 수수료가 책정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설명에 따르면 이용자가 택시를 호출했을 때 주변에 빈 택시가 많고 승객이 적다면, 거기에 교통량도 많지 않은 경우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사용해도 수수료는 0원이다. 그러나 반대 상황에선 수수료가 최대 5000원까지 책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5000원의 수수료가 붙는 경우는 호출 시점 기준으로 이전 10분간 배차 성공률이 60%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수요와 공급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특수한 상황이며 평소엔 0원에서 3000원까지의 수수료가 탄력적으로 책정된다고 설명했지만, 특정 시간대와 지역에서 택시를 호출하는 빈도가 급증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택시 요금 인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례로 서울 강남에서 자정 이후 카카오T 스마트호출을 이용하게 된다면 수수료는 5000원이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야구 경기 등이 열리는 경기장 주변에서도 경기 종료 후 스마트호출 수수료가 최대 금액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스마트호출 수수료 변경 정책을 두고 사실상 택시 요금을 인상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의 스마트호출 수수료 변경 정책을 두고 사실상 택시 요금을 인상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가 그간 무료 및 저렴한 수수료로 고객들을 확보하고, 플랫폼 규모가 커지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본전 회수’, ‘수금 정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용자 입장에선 현재 택시 호출 서비스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기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택시를 호출해야만 한다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서 지난 2018년에도 ‘즉시배차’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내놓으려 계획했다. 승객에게 최대 5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택시를 즉시 배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가 이같은 서비스를 예고하자 ‘웃돈 택시’라며 해당 정책을 비판하는 여론이 높아졌고, 카카오모빌리티는 해당 계획을 철회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당시 ‘즉시배차’ 서비스 계획을 철회하고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내놨다. 하지만 지난 6월 국토교통부에서 개정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플랫폼 중개사업자 등록시 택시 호출 중개비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예고하면서 다시 한 번 수수료 변경안을 내놨다. 이후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월 초 이같은 내용의 스마트호출 수수료 변경안을 공지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외에도 모범택시 호출 중개요금도 변경할 계획이다. 기존 카카오T 모범택시 수수료는 1000원에서 2000원 선이었지만, 이 역시 0원에서 5000원까지 탄력 요금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이같은 수수료 변경을 요금 인상의 관점이 아닌, 탄력 요금제 적용의 관점에서 봐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택시 기사들도 승객들의 배차 요청에 적극 응답하는 계기가 되는 긍정적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호출 수수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40%, 택시 기사가 60%를 가져가는 구조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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