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7 대리운전’ 흡수에 중소업체 반발
정보보안 허술해 데이트 폭력 악용 우려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업을 확장하면서 많은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중소업체 상권 침해 및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업을 확장하면서 많은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중소업체 상권 침해 및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가 연일 논란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중소기업 상권을 침해한다는 반발에 직면한 것은 물론, 손님을 스토킹한 대리 기사 신고를 받고도 방치했다는 비판까지 일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대표 류긍선) 자회사 CMNP는 최근 대리운전업계 1위 서비스인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코리아드라이브와 함께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CMNP와 코리아드라이브의 협업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법인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 지분에 일부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이창민 카카오모빌리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케이드라이브 대표를 맡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카카오모빌리티가 케이드라이브 지분 50% 이상을 확보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케이드라이브가 ‘1577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관받게 되면서 카카오 플랫폼 내에 전화 콜 대리운전 서비스를 정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T 전화콜 서비스를 내놓고 기존 1577 대리운전 기사들이 카카오 T를 통해 전화 호출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기존 대리운전업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중소업체들의 상권까지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지난 2016년 대리운전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카카오T 앱을 통해 대리 기사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대리운전 시장 대부분은 아직 전화 콜이 점령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리운전업체들이 이번 카카오모빌리티 행보에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등은 플랫폼 1위 카카오가 전화 콜 대리운전 1위 업체인 1577 대리운전을 품으면서 자본력을 앞세워 중소업체들까지 장악하려 한다면서 동반성장위원회에 대리운전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T 서비스는 편리함과 친숙함을 내세워 시장을 장악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 서비스는 편리함과 친숙함을 내세워 시장을 장악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이런 논란 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대리기사로부터 스토킹을 당한 여성의 신고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사를 제재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직장인 A씨가 SBS 등에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카카오T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해 귀가한 뒤부터 이날 운전한 대리기사로부터 스토킹에 시달렸다. 이 대리기사는 A씨에게 자신이 전날 운전한 대리기사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 메시지로 “강아지들 잘 있냐”, “외로운 40대끼리 서로 만나보자” 등 사생활을 알고 있는 듯한 내용을 전송했다.

불안해진 A씨는 경찰에 해당 대리기사를 신고했고, 카카오T 대리운전 서비스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에도 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이후 석달이 넘도록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즉각 조치를 취하면 해당 대리기사가 신고자를 특정해 2차 피해를 가할 가능성도 있어 조치를 늦췄다”며 “또, 대리기사는 독립된 사업주체여서 스토킹 피해에 대한 책임을 회사가 부담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해명에 대부분의 네티즌들과 이용자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카카오모빌리티가 방관하는 동안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고, 플랫폼이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구조라면 플랫폼을 이용하는 의미도 퇴색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논란이 된 해당 대리기사 계정을 현재는 정지한 상태라고 전했다.

스토킹에 대한 위험성은 이미 지난달 카카오T 주차 서비스에서도 불거졌다. 

최초 결제자를 차량 점유인증자로 등록하는 카카오T 서비스로 인해, 카카오T 제휴 주차장 이용시 동승자 등 다른 이가 주차 요금을 결제한다면 해당 차량이 결제자 소유로 인식된다. 문제는, 이후 카카오T 주차 서비스 제휴 주차장 이용시 등록 차량의 주차 정보 등이 점유인증자에게 알림 형태로 간다는 것이다.

이는 차량 위치나 이동 경로를 제3자가 파악해 데이트 폭력이나 스토킹, 보복 범죄 등에 악용할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일었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본인 인증 없이 제3자에게 주차장 이용 정보 등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점검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해당 문제와 관련, 8월 초 본인 인증 및 소유주 인증 기능을 추가해 점유인증 과정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몸집이 커져 시장을 장악할수록 더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의 몸집이 커져 시장을 장악할수록 더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

이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카카오T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월 9만 9000원의 ‘카카오 T 택시기사 프로 멤버십’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이면서 차량 소모품 할인과 안심 보험 가입, 개인화 추천 모델을 기반으로 한 택시-승객 매칭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로멤버십 가입 자격이 승객으로부터 받은 평점 5점 만점에 4점을 넘어야하며, 매달 정기 결제일 기준 평점이 3.8점 미만일 경우 프로멤버십이 자동 해지된다는 점에서 승객의 ‘별점 테러’ 등이 걱정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승객은 택시 기사를 평가할 수 있지만, 택시 기사는 승객을 평가할 수 없다는 점에서 택시 기사에 대한 보호 장치가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평점의 평균으로 평가가 진행되기 때문에 평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택시 기사들은 일부 이용자의 악의적 평점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기사들과의 소통 창구를 마련해 평점 관련 소명이 가능토록 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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