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수소제거장치 보완 조건부 승인
이병령·박형수, 엄재식 위원장 설득해와
한수원 "PAR 실험 의뢰, 계획 수립 단계"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5월 18일 신한울 1호기 현장을 방문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5월 18일 신한울 1호기 현장을 방문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조건부 운영허가'를 받아내면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중 전력생산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9일 한국수력원자력이 신청한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 안건을 피동형수소제거장치(PAR) 보완을 조건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조건부 운영허가 승인이 있기까지 신한울 1호기는 보고 12회·안건 심의 2회를 거쳤다. 지난해 4월 사실상 시공이 끝난 상태였지만 무려 1년 3개월간 원안위 테이블에만 올려져 있었다.

이번 회의에서도 PAR 불량 여부가 끝까지 문제가 됐다. PAR은 원자로 격납 건물 내부의 수소 농도를 낮추는 장치다. 지진·해일 등 재난 발생 시 자동으로 원전 내 수소 농도를 옅게 만들어 폭발을 막는 기능을 한다.

신한울 1호기의 PAR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검증을 거쳐 이미 안전성이 확인됐지만 올 초 타사가 생산한 PAR에서 결함이 발생하면서 일부 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신한울 1호기의 PAR도 재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검증을 주장해온 대표적인 인물인 이병령 위원은 이날 회의에서도 "가동 중인 다른 원전에 적용된 세라컴의 PAR은 독일 시험기관 검사 결과 불량이라는 게 밝혀졌다"며 "(KNT사가 만든) 신한울 1호기 PAR에도 문제가 없는지 정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병령 위원은 앞서 <팩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전이 실제로 가동되기까지 6개월이 걸리는 만큼 철저한 성능 실험이 이뤄지는 조건으로 운영허가를 내리면 된다"고 밝혔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도 엄재식 원안위원장에게 이같은 '조건부허가'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신한울 1호기 PAR과 관련해서는 한국원자력기술원이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한국원자력연구소(KAERI)에 재실험을 의뢰한 상태다.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는 실험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신한울 1호기는 경북 울진에 지은 발전용량 1400㎿급 한국형 원전이다. 지난 2010년 착공돼 2018년 4월 완공이 예정됐지만 탈원전 논란에 휩쓸리면서 3년이란 시간 동안 멈춘 채로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김부겸 국무총리가 원안위에 운영 허가를 건의하는 등 정책 기조가 변하면서 2022년 3월 9일 대통령선거 이전 전력생산도 가능해졌다.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