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중심 이 위원 "자고 일어났더니 탈원전 인사" 심경 토로
원자력계 원안위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 내줄지 촉각

이병령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이 15일 '여성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신한울 1호기를 반대한 적 없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이병령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이 15일 '여성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신한울 1호기를 반대한 적 없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자고 일어났더니 탈원전 인사가 돼 있더라. 나는 신한울 1호기를 반대한 적이 전혀 없다."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를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이병령 위원의 말이다. 그는 28일 12번째 원안위 회의를 앞두고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 위원은 '신한울 1호기' 논란의 중심에 있다. 신한울 1호기는 지난해 3월 완공돼 언제라도 전력 생산이 가능한 상태다. 그런데 '북한의 미사일 및 장사정포 공격'이나 '항공기 테러'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안위가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를 10개월째 미루고 있는데 그가 앞장섰다는 의혹을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제기했다.

더욱이 그는 국민의 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원안위원이 됐다.  지난 2019년엔 『한국형 원전, 후쿠시마는 없다』라는 저서를 통해 "한국현 원전의 격납용기는 세상에 있는 어떤 미사일이나 항공기에도 견딘다"는 주장을 펴 대표적인 친원전 인사로 꼽혀왔다.

그런 그가 '북한 공격'과 '항공기 충돌' 가능성을 이유로 신한울 1호기 운영을 막아왔다는 지적을 받자 원자력계 내부에서도 격론이 일었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원안위에서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 안건이 올라온 적이 한번도 없다"며 "신한울 1호기 운영을 반대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4일 회의에서 논란이 됐던 1000만분의 1 비행기 충돌 확률도 조호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실장이 보고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라며 "나는 오히려 그 정도로 희박한 확률이라면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고 주장했다.

본지가 지난 14일 열린 원안위 회의록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조 실장의 항공기 충돌 가능성 언급에 대해 이 위원은 "그러면 그것은 생각하지 말아야, 생각하지 마는 거야"라고 말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제138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록 가운데 논란의 비행기 충돌 확률 대화 부분. 이병령 위원이 항공기 추락 가능성을 일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원자력안전위원회
제138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록 가운데 논란의 비행기 충돌 확률 대화 부분. 이병령 위원이 항공기 추락 가능성을 일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원자력안전위원회

그는 북한의 장사정포와 미사일 공격 가능성 언급에 대해선 "미사일 기술이 나날이 고도화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는 어느 정도인지를 질문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런데 '전쟁 확률'이나 '충돌 확률'로만 답하는 KINS측에 답답함을 크게 느꼈다"고 토로했다. 또 "그런 과정에서 나온 일부 발언만을 잘라내 폭언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9·11테러 때처럼 항공기로 타격할 수 있으니 대책을 세우라는 주장이나 비행기·미사일을 막을 조치를 내놓으라는 주문은 한 적이 없다"며"말을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당초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한울1호기가 완공된 지가 어느덧 3년째다. 홍수 등 온갖 이유를 들면서 가동을 늦추는 원안위원들에 대한 문제 제기였을 뿐 이병령 위원 한사람을 겨냥한 문제 제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이 신한울 1호기를 둘러싼 논란을 적극 해명하고 나섬에 따라 원안위가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를 조만간 내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자력계에선 6~7월 중에 원안위 허가만 떨어지면 신한울 1호기가 내년초 상업운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력계 한 인사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에 신규원전이 탄생할 수 있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내에선 '탈원전' 기조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나 방법이 확보된다면 추가적 (국내) 원전에 대해서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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