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일 유튜브로 출정식
정세균-이광재 파급력은 '글쎄'
이낙연·추미애·박용진 독자행보

더불어민주당이 본격적인 대선 경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재명 대 반이재명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대선 경선 일정 연기를 두고 갈등을 빚었던 이들은 세 규합과 단일화 경선 방식 다변화를 통해 경선 판 흔들기에 총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여권 유력 주자인 이재명 지사도 30일 오후 대리인인 박홍근 의원을 통해 예비후보 등록을 하는 등 1일 공식 출마선언을 하며 대권 행보를 본격화한다. 경선 일정이 시작되면서 2위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권에 따르면 1일 출마선언을 하는 이 지사는 성남·경기라인을 중심으로 여의도 그룹을 규합한 캠프를 구성했다. 대선 슬로건은 '실용'을 전면에 내세우며 그동안 강조해왔던 공정의 가치를 넘어 '성장'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장 때부터 사용했던 '이재명은 합니다'로 슬로건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15분 분량의 출마선언 녹화 영상을 1일 오전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선언 자리에서 대규모의 세를 과시하는 전통적 방식의 출정식 방법을 택하는 것과는 달리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 선언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캠프 내부도 속속 구성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총괄은 5선 중진 조정식 의원이 맡는다. 조 의원은 친노·친문의 결집도가 높은 이해찬계로 이 지사의 전국 지지 모임인 민주평화광장을 이끈다. 비서실장에는 3선 박홍근 의원, 상황실장에는 재선 김영진 의원이 맡기로 했다. 정책라인에는 국회 정책통이자 기획재정위원장 출신인 3선 윤후덕 의원과 이한주 경기연구원장이 이끌 전망이다.
반 이재명계, 후보 단일화로 규합하나

이재명 '1강 구도'를 형성한 상황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에 적합한 인물로 이 지사에 이어 이낙연 전 당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뒤를 이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실시한 지난 26일~27일 여론조사에서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 지사라는 응답이 24.7%로 가장 높았다. 이 전 대표는 13.8%, 추 전 장관은 7.6%였다.
이어 박용진 의원 6.3%,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5.8%다. 이른바 '빅3(이재명·이낙연·정세균)'로 불리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5.4%로 약진하면서 민주당 메인 주자들의 지지율이 재편되는 모습이다.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는 이 지사가 48.6%, 이 전 대표 22.7%, 추 전 장관 8.6% 순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처럼 이재명 지사의 굳건한 1강 구도 구축과 당 대선 후보 선출 시점도 9월 초로 확정되면서 반 이재명 연대가 합종연횡으로 반격에 나서려 하고 있다. 민주당은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의 결선 투표를 진행하기에 당내 이재명 대 반이재명의 대결구도는 사실상 피할 수 없을 것으로도 보인다.
현재는 정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28일 대선 경선 후보 단일화 일정 등에 합의했다. 두 후보의 단일화가 사실상 반이재명 연대의 신호탄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일화 시점을 컷오프보다 앞서 잡은 것은 다른 후보들의 추가 참여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두 후보는 '민주당 적통'을 내세우며 '반 이재명' 세몰이에 나설 전망이다. 두 후보는 "먼저 저희 둘이 하나가 되고, 민주당 적통 후보 만들기의 장정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당내 주류인 친문을 결집하면서 친문 내에 반감을 사고 있는 이 지사와 대립 구도를 세우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하지만 두 사람의 단일화로 경선판에 큰 지각 변동이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 전 총리가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5~6위를 차지하고, 이 의원 역시 하위권에서 머물고 있어서다. 또 여권 2위를 지키는 이 전 대표나,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한 추 전 장관, 박 의원은 아직까지 연대보다는 독자행보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실제 추 전 장관은 친문 강성 지지층에 열광적 지지를 받으며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앞서 추 장관의 출마선언 유튜브 생중계에는 동시접속자 1만 2000여명이 몰리기도 했고, '경선 내전' 당시에도 현행 일정 유지를 주장하며 반 이재명 연대와 거리두기를 하며 차별화를 보였다. 때문에 정 전 총리와 이 의원 두 후보만으론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최근 페이스북에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를 잇는 4기 민주정부 출범을 염원하는 후보들이 연대의 원칙을 천명한 것은 바람직하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히면서 단일화 가능성을 열었다는 관측도 나왔다.
9룡 중 상위 6명 컷오프

민주당은 30일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완료한다. 다음달 9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예비경선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와 당원 여론조사를 5대 5로 합산한 결과를 토대로 본 경선에 올라갈 6명을 정하는 '컷오프'를 11일 실시한다. 민주당은 예비후보가 7명 이상일 경우 컷오프를 진행한다.
민주당이 코로나19 국면에서 대선 경선 방식을 어떻게 다변화해 나갈 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경선은 지난해 8월 제정된 대선 후보자 선출 규정에 따르면 두차례의 방송토론회, 여론조사가 진행된다.
이에 민주당 경선기획단 강훈식 공동단장은 "유권자는 재밌고, 후보자는 괴롭고, 야권에서는 무서울 경선을 준비할 것"이라며 당헌 당규를 고치지 않는 것을 전제로 "경선을 역동적으로 만들 제안이면 어떤 것이든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1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 행사를 연다. 대선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 9명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