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하복’ 기업문화로 성장 신화 이룩해 온 현대가 후계자로서 부친 뜻 거역 쉽지 않아
70층 규모 2~3개로 축소 땐 비용 크게 절감 정의선 만의 ‘모빌리티 리더십’ 투영할 수도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짓고 있는 통합 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 대한 설계 변경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0월 14일 회장에 취임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영상을 통해 취임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짓고 있는 통합 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 대한 설계 변경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0월 14일 회장에 취임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영상을 통해 취임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짓고 있는 통합 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 대한 설계 변경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기존 105층 설계안을 70층 규모 건물 2~3개로 ‘축소’하는 안을 내부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전해졌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오랜 숙원이었던 초고층 사옥 건립의 청사진이 아들 정의선 회장에 의해 바뀔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기존 발표내용에서 변경된 것은 없다”는 것이지만, 설계안 변경을 여론에 떠보려는 현대차의 의도도 있어 보인다. 

일단 시기가 묘하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0월 이사회에서 그룹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올 3월에 그룹 이사회 의장으로 오르며 경영을 사실상 총괄했지만 10월에 공식적으로 대관식을 치른 셈이다. 이후 정 회장은 12월 15일에 그룹 회장 공식 취임 후 첫 인사도 단행하면서 본격적인 ‘정의선 친정체제 구축’에 나섰다. 대대적인 세대교체로 그룹 쇄신작업에 나선 것이다. 이렇게 정 회장이 그룹의 색깔을 완전히 ‘정의선 스타일’로 바꾸는 과정에서 삼성동 초고층 사옥 축소 설계 변경 가능성이 나온 것이다. 이 문제는 단순히 신사옥의 층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정의선 회장 체제의 조기 안정과 궤를 같이하는 일종의 권력이양작업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현대차는 지난 2014년 9월 서울 강남 한복판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를 10조 5500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노조는 터무니없는 매입 가격에 ‘완전히 미쳤다’며 비난을 했다. 이 부지의 공시지가는 올해 5월 처음으로 5조원을 간신히 넘어섰다. 현대차의 매입대금 10조 5500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현실화율을 반영해도 매입대금을 크게 밑돌아 여전히 현대차의 매입대금이 너무 높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잠재적 가치를 고려한다면 ‘성급한 투자’로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있다. 아직은 비싸게 샀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일대 개발 여부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삼성동 초고층 신사옥 건립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숙원사업으로 강력하게 밀어붙인 결과다. 부지 매입 당시 정 명예회장은 삼성동 초고층 사옥 건립에 대해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투자고 100년을 내다보고 하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누구도 정 명예회장의 단호한 의지에 반기를 들 수 없었고 그렇게 사옥 건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후 현대차는 이곳에 지하 7층 지상 105층, 높이 569m의 초고층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미친’ 땅값도 그룹 내부의 논란을 불렀지만 현존하는 국내 최고층 빌딩 잠실 롯데월드타워보다 14m가 더 높은 또 다른 마천루의 설계안도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이 물러나고 정의선 회장 체제가 지난 10월 공식적으로 들어서면서 ‘삼성동 초고층 사옥’ 신화에도 균열이 생길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 ‘국내 최고 높이’라는 타이틀 대신 실용성을 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05층의 초고층 건물 한 개를 짓는 것보다 70층짜리 건물 2~3개로 나눠 짓는 게 비용면이나 안정성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먼저 비용을 보자. 초고층 GBC는 순수 건축비만 3조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에는 공공기여금 명목으로 1조 7491억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초고층 GBC가 공군 레이더를 차폐해 공중 작전을 방해할 수 있다는 논란에 따라 국방부에 새 첨단 레이더 구매 및 운영비용도 지원해야 한다. 그 비용도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 매입비용만 10조 5500억원인데 다시 그 절반이 넘는 거액이 건축비용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층수를 낮추면 당연히 비용도 줄어든다. 통상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은 50층짜리 건물 2동을 짓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바람·지진을 고려한 안전 설계와 긴 건설 기간 탓이다. 층수를 낮추면 건축비도 낮추고 군에 내야 할 레이더 비용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다. 현대차로서는 ‘국내 최고층’이라는 명예를 포기하는 대신 수조원의 비용 절감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현대차에게만 좋은 일이 된다. 당장 강남구가 반발을 하고 있다. 초고층 사옥 설계 변경 가능성이 흘러나오자 강남구청은 지난 20일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차 GBC 설계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GBC 건립은 영동대로 일대의 대규모 개발사업과 함께 125만명의 일자리 창출과 268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다. 강남구와 강남구민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경제발전을 위해 현대차가 GBC 신축사업을 원안대로 진행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실리적으로 설계를 변경하려고 해도 ‘이웃’들의 극심한 저항을 넘어서야 하는 ‘정치적인 부담’이 생기고 있다. 

강남구의 반발 등 지역여론이 좋지 않음에도 현대차가 이 문제를 ‘재고’해야 할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11억 달러 가치의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는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전방위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2025년까지 60조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을 합하면 총 투자 규모는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동 초고층 사옥의 설계 변경 가능성이 나오는 것은 그 비용을 세이브해 모빌리티 등 미래 신사업에 투자할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측면으로 이해해야 한다. 즉, 삼성동 초고층 신사옥 사업의 축소·변경 가능성은 향후 정의선 회장의 그룹 주축 ‘재편성’과도 맞물리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타운홀 미팅에서 그룹의 미래 비전을 설명한 바 있다. 정 회장은 당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도심항공 모빌리티), 20%는 로봇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름만 현대차그룹일 뿐, 자동차의 비중을 절반으로 줄이고 모빌리티와 로봇분야를 양대 축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2월 11일 미국 로봇공학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배 지분(80%)을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서비스 로봇 업체를 보유한 회사가 됐다. 과거 피아트가 코마우, GM이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한 적이 있지만 이들은 모두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제조 로봇 업체였다. 도요타가 인수한 바스티안 솔루션스도 로봇업체로 언급되곤 하지만, 여기도 제조 로봇을 일부 활용한 물류 솔루션 제공이 본업이다. 
 

초고층 랜드마크로 설립 예정이던 현대차그룹의 GBC가 설계변경의 기로에 놓였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GBC 예정 부지. /일요신문DB
초고층 랜드마크로 설립 예정이던 현대차그룹의 GBC가 설계변경의 기로에 놓였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GBC 예정 부지. /일요신문DB

반면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추구하는 로봇 분야는 제조·물류 사업을 넘어 환자·장애인 또는 척박한 지형에서의 이동에 도움이 되고, 집안일 대행 등 개인 서비스가 가능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시장이다. 기존의 완성차 생산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그야말로 새로운 미래산업에로의 도전인 것이다. 정 회장의 ‘뉴 현대차 플랜’은 올해 10월 회장 취임에서 공식적으로 선포됐다. 그는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하고, 그 결실을 전 세계 모든 고객과 나누면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의 새로운 메시지 두 축은 자유로운 이동(자동차)과 평화로운 삶(모빌리티와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자동차와 똑같은 비중으로 모빌리티와 로봇분야도 중요시할 것을 천명한 것이다. 정 회장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자금 8억 8000만 달러(약 9609억원) 가운데 2400억원가량을 사재에서 출연한 점만 봐도 그 ‘열정’과 비전에 대한 확신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삼성동 초고층 사옥 설계 변경 가능성도 그 가능성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 회장의 그룹 재편 작업과 맞물려 좀 더 심도 있게 논의되고 추진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공식적인 대관식을 치른 정의선 회장으로서는 아버지의 울타리를 벗어나 현대차그룹을 완전히 자신의 회사로 재탄생시켜야 할 막중한 의무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재벌3세의 홀로서기는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막대한 리스크가 따른다.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은 이맹희 이창희 두 형이 잇따라 부친 이병철 회장 눈 밖에 나면서 삼성의 후계자가 됐다. 그때가 1987년이었다. 이건희 전 회장의 진가가 드러난 것은 1993년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이 그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 이 회장은 에세이집에서 “87년 회장에 취임하고 나니 막막하기만 했다. 세계 경제는 저성장의 기미가 보이고 있었고 국내 경제는 3저 호황 뒤의 그늘이 짙게 드리우고 있었다. 이런 상황인데도 삼성 내부는 긴장감이 없고 내가 제일이다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50년간 굳어진 체질이 너무도 단단했다. 경영자들은 변하지 않고 회사 간, 부서 간 이기주의는 눈에 보일 정도가 되어 소모적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었다… 특히 92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불면증에 시달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업 한두 개를 잃는 것이 아니라 삼성 전체가 사그라들 것 같은 절박한 심정이었다”고 썼다. 이건희 전 회장은 부친 이병철 회장이 1983년 반도체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 이후 ‘구멍가게’같았던 반도체 산업을 토대로 2014년경에는 삼성그룹을 연매출 300조원의 초거대 기업으로 일구어놓았다. 이건희 전 회장이 삼성의 주요 임원을 모두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소집해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고 앞장서서 진군가를 부르지 않았다면 지금의 삼성그룹은 없었을 것이다. 

정의선 회장에게도 이건희 전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만큼의 일대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록 자신이 공식 회장이 되고 첫 인사를 통해 완전히 ‘정의선 친정체제’를 구축하기는 했지만 그가 현대차그룹을 완전히 장악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정몽구 명예회장 체제의 인사들이 거의 물러나긴 했지만, 정주영 전 명예회장 이래 유지돼온 수직적인, 상명하복의 기업문화가 남아 있다. 지금은 정의선 체제로의 권력 이양기에 있다. 완전히 정의선의 색깔을 내기 위해서는 하나의 전환점이 필요하다. 이건희 회장이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그룹의 역량을 완전히 업그레이드시킨 것처럼 정 회장도 삼성의 프랑크푸르트 선언 같은 상징적인 모멘텀이 필요하다. 그것을 삼성동 초고층 사옥의 ‘재고’로 잡고 조심스럽게 여론을 떠보는 시도는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영향력이 예전처럼 강하게 남아 있지는 않지만 정의선 회장으로서는 부친이 이룬 업적과 오랜 숙원을 단번에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정몽구 명예회장의 ‘나를 따르라’ 식의 리더십을 극복하기 위한 정의선만의 ‘모빌리티 리더십’을 삼성동 초고층 사옥 ‘재고’를 통해 투영해볼 수 있는 것이다.  

 

삼성동 105층 빌딩 설계변경설과 관련, 상명하복의 조직문화로 성장신화를 창조해온 현대가의 후계자인 정의선 회장으로선 부친 정몽구 전 회장의 숙원을 저버리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사진은 2016년 12월 6일 당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앞)이 6일 오전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한 뒤 정의선 당시 부회장(뒷줄 오른쪽)과 입장하는 모습. /연합뉴스
삼성동 105층 빌딩 설계변경설과 관련, 상명하복의 조직문화로 성장신화를 창조해온 현대가의 후계자인 정의선 회장으로선 부친 정몽구 전 회장의 숙원을 저버리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사진은 2016년 12월 6일 당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앞)이 6일 오전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한 뒤 정의선 당시 부회장(뒷줄 오른쪽)과 입장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몽구 명예회장은 부친 정주영 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권을 넘겨받지 못했다. 동생 정몽헌 회장이 그룹을 승계했고 자신은 현대자동차만 간신히 물려받았다. 당시 정몽구 명예회장은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형제간 경영권 다툼의 한복판에 있었지만 결국 부친의 뜻에 따라 현대자동차를 넘겨받았고 이를 성장시켜 지금은 현대가의 상징적인 그룹 승계자가 되었다. 정의선 회장으로서는 부친이 어렵게 이루어놓은 현대차그룹의 업적을 이어가야할 부담감이 엄청날 것이다. 위로 누나만 셋이고 외동아들이라 경영권도 편안하게 승계 받을 수 있었다. 모든 면에서 부친의 경영 승계 때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이런 점이 정의선 회장을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의 길로 들어서는 데 어려움을 던져줄 수 있다. 특히 삼성동 초고층 사옥 재고도 비록 비용과 실용적인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긴 하지만, 부친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울 수 없는 태생적인 한계점 또한 뚜렷하다. 그래서 초고층 사옥 재고가 ‘논의’에만 그치고 정몽구 명예회장의 원안대로 정리될 수도 있다. 현대가는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철저하게 ‘밥상머리’ 교육을 시켜 장유유서의 가풍과 상명하복의 기업문화가 뚜렷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것이 단기간에 현대의 신화를 이룩한, 한국형 대기업 문화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부친의 업적과 숙원이 녹아 있는 삼성동 105층 건물을 실리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할 수는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삼성동 초고층 신사옥 설계 변경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현대차가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는 “자동차 철강 등은 굴뚝산업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그리고 그 우월성을 나타내기 위해 초고층 사옥도 짓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산업구조는 IT, 로봇, 모빌리티 등의  4차 산업으로 급격하게 이행되고 있다. 기존 산업이 농경사회처럼 한 곳에 터를 잡고 높은 건물을 짓고 안주했다면 4차 산업시대는 유목민 시대처럼 초연결사회가 되고, 지구촌 곳곳을 이동해야 한다. 변화에 바로바로 적응해야 하고 여의치 않으면 즉시 짐을 챙겨 더 환경이 좋은 곳으로 옮겨가야 한다. 전통적인 개념의 사옥이 필요가 없다. 삼성이 서울 한복판의 삼성 본관을 버리고 실용적인 서초 사옥으로 옮긴 것도 변화하는 기업 환경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현대차도 이런 의미에서 굳이 삼성동에 초고층 사옥을 지어 무겁게 운신할 필요가 있을까. 그룹 구조도 자동차 중심에서 모빌리티와 로봇의 양대 축으로 옮겨간다면 100층이 넘는 사옥은 그 모빌리티 개념과는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실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업적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관점에서 삼성동 초고층 사옥 변경 가능성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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