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학원 안이 더 안전한데 집으로 돌아가라?”
“당신들이 더 두렵다” 분노한 어느 학부모 편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되면서 불편을 겪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보다 세심한 정잭 집행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자정을 기해 전국의 300인 이상 대형학원에 떨어진 영업중지 명령은 수능을 100여 일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을 큰 혼란에 빠트렸다. 특히 재수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기숙학원 원생과 학부모들은 외부와 단절된 기숙학원 안이 코로나19에 훨씬 안전하다며 학생들을 오히려 위험으로 내모는 행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기숙학원은 주로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에 몰려 있는데 이 중 영업중지 명령을 받는 300인 이상의 대형 기숙학원은 170여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전국 각지의 집으로 귀가할 경우 수만 명이 이동하게 되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이동 중지 권고와도 배치된다.
기숙학원에 아이를 보낸 한 학부모는 “코로나19에 노출된 지역사회와 가정으로 학생들을 돌려보내는 것이 과연 안전을 위한 대책이 맞느냐”고 따졌다. 또 다른 학부모는 “기숙학원과 기숙학교가 뭐가 다른가. 기숙학원도 철저히 고립되고 격리된 생활을 하고 있다”라며 “기숙학교와 동일하게 전원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다른 학부모는 “일단 집으로 돌아간 뒤 다시 집합했을 때 안전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여태껏 코로나19 환자가 단 한 명도 발생되지 않은 가장 청정한 구역이 기숙학원인데 방역당국이 그것을 몰라 답답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런 가운데 딸을 기숙학원에 보낸 한 학부모가 당국의 기숙학원 영업중지 명령에 항의하는 편지를 보내 왔다. 그 편지는 “우리아이 기숙학원에서 그냥 공부하게 내버려두라. 절대 코로나 안 걸린다. 제발 부탁한다”고 격앙된 어조로 적혀 있었다.
편지글의 서두는 “내 딸은 인강만 공부하는 자습형 기숙학원에 다닌다. 경기도 산골짝, 외부와 완전 차단된 곳에서 격리생활하며 인강으로 자습만 한다”며 “강원도 산골 군부대보다 안전한 곳이다”고 안전함을 강조했다. 이어서 “이곳을 폐쇄하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면...공부는 부차적 문제로 치더라도 이 판국에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서울 길거리에 애들을 풀어놓으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정책 입안자, 행정명령을 이행하는 공무원들을 질타했다.
다음은 학부모의 편지 전문이다.
<기숙학원에 아이를 보낸 어느 학부모의 편지>
우리애 기숙학원에서 그냥 공부하게 냅둬라. 절대 코로나 안 걸린다. 당신들 짓이 더 두렵다.
총리나 교육부총리나 기숙학원이 어떤 곳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냐? 제대로 된 방역에 역행하는 짓 그만두란 말이다.
내 딸은 인강만 공부하는 자습형 기숙학원에 다닌다. 경기도 산골짝, 외부와 완전 차단된 격리생활하며 인강으로 자습만 한다. 여태까지 기숙학원에서 코로나 환자 나왔단 얘기 들어본 적이 없다. 한 달에 한 번만 휴가를 나온다. 강원도 산골 군부대보다 안전하며, 한국에서 최고 안전지대다. 외부방문 철저 차단, 택배기사도 정문에 물건 내려놓고 간단다. 생필품 보내면, 방까지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느라 힘들다고 딸이 투덜대더라. 학원 사활이 걸린 문제기 때문에 방역관리는 학원이 백배 더 잘 알아서 관리한다. 현장도 모르는 당신네 위정자들보다.
이곳을 폐쇄하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면..... 우리 애도 모처럼 조용한 곳 가서 정말 열공하고 있는데... 젊은 청춘들이 도시로 되돌아와서 공부에 집중이 될까? 공부가 될까? 친구들하고 노느라 시간 날리겠지. 위험한데 가서 놀면 어떻게 하지...?
공부는 부차적인 문제로 치더라도, 이 판국에 인구밀집도가 높은 서울 길거리에 애들을 풀어놔라 하는 게 말이 되나?
도대체 속이 터져서 못 살겠다. 총리, 교육부총리는 도대체 개념이 있는 거냐? 기숙학원이 어떤 곳인지 알고나 하는 일들이냐? 정책 입안자, 지도자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경기도청, 도교육청, 시청 공무원들은 영혼 없는 인간들처럼, 행정명령이니 어쩔 수 없다 하고, 교육부총리는 방역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소리만 되뇌고... 이게 나라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