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6일, 지난해 9월 독일 가전전시장에서의 조성진 사장의 동선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함으로써, 이 사건은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동영상은 조성진 사장이 LG측 관계자들과 전시장의 세탁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여러 가지 제품들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흔들어 보는 장면들을 담고 있다.
물론 세탁기 문짝을 몇차례 힘주어 눌러보는 장면도 보인다.
세탁기 문짝은 아이들이 매달릴 수도 있고, 세탁물을 넣을 때 한 쪽 손으로 짚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경쟁사의 제품이 얼마나 견고한지 시험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이 상황을 삼성측에서는 “조사장이 삼성의 이미지를 훼손할 목적으로 고의로 부수고 달아났다”고 보고 문제를 삼았다.
삼성은 이 동영상이 공개되자 “LG전자가 공개한 동영상은 자의적으로 편집된 것”이라면서 “전체 동영상을 공개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했으나 검찰이 충분히 검토한 뒤 기소결정을 내린 만큼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인이 보는 시각은 다르다. 삼성이 전체 동영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삼성이 LG측 동영상이 ‘자의적으로 편집된 것’이라고 했으므로 전체 동영상을 보아야 그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있겠기 때문이다.
삼성의 이러한 대응은 마치, 얼마전 이완구 국무총리후보자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왜곡된 언론관 등이 담긴 육성녹음을 야당측이 공개하자 일부 여당측 청문위원이 ‘짜깁기 됐다’고 주장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대개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짜깁기 됐다’는 등의 억지 반격을 가함으로써 곤란한 국면을 피해가려는 것은 고전적인 졸렬한 수법이다.
삼성의 경우도 자신들의 주장이 정당하다면 검찰의 기소결정과 관계없이 풀동영상을 공개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LG를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삼성의 처사도 1등기업답지 못하다고 본다.
LG동영상을 보면 “삼성세탁기가 약해서 생긴 문제가 아닐까”하는 느낌이 드는게 사실이다.
LG도 문제가 됐을 때 진작 “세탁기를 너무 흔들어 미안하게 됐다”고 했으면 그후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공개된 동영상만으로는 ‘고의로 부수고 달아났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을까?
이 사건은 결국 감정싸움일 뿐이라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시각이다. 삼성과 LG는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기업들이다. 이쯤에서 감정싸움을 접고 화해의 악수를 나누는 것이 국민과 소비자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