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4명 7326억 투자…대부분 우리·하나은 판매 사모펀드
독일 국채 손실률 95%, 영국·미국 CMS도 56%
금감원, 곧 고강도 합동검사 착수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 개인투자자 약 3600명의 투자금 7300억원이 물려 있는 데다 원금의 절반 이상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급격한 수익률 악화로 논란이 된 DLF와 DLS(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발표했다.
DLF와 DLS는 주요 해외금리에 연계된 파생상품이다. 은행에서 DLS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된 게 DLF다. 증권사에선 직접 DLS를 판매했다.
이들 상품은 금리가 만기까지 일정 구간에 머무르면 연 3.5∼4.0%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다만 기준치 아래로 내려가면 손실구간에 진입, 최악의 경우 원금을 모두 날린다.
판매잔액은 지난 7일 기준으로 8224억원이다. 개인투자자 3654명이 7326억원어치를, 법인 188곳이 898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로 보면 1인당 약 2억원꼴이다.
8224억원 중 영국 CMS(파운드화 이자율스와프) 7년물 및 미국 CMS(달러화 이자율스와프) 5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연동하는 상품이 6958억원이다.
영국·미국의 CMS 금리가 하락하면서 이 가운데 5973억원(총액의 85.8%)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만기까지 현재 금리가 유지된다고 가정한 예상 손실률은 56.2%다.
영·미 CMS 연계 상품의 만기는 올해 492억원, 내년 6141억원, 2022년 325억원이다. 만기까지 금리가 반등하지 않는 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금리가 더 내리면 손실률이 높아진다. 만기 때 두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0%가 되면 원금 전액 손실(수익률 -100.0%)이다. 만기 쿠폰을 받으면 수익률이 -96.5%다.
독일 10년물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1266억원은 이미 해당 금리가 -0.7% 아래로 내려가면서 원금 전액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예상 손실률이 95.1%다.
독일 국채 연계 상품의 만기는 올해 9∼11월에 돌아온다. 1266억원 중 1255억원이 우리은행에서 판매된 DLF다.
이들 DLF·DLS는 우리은행이 4012억원으로 가장 많이 팔았고, 하나은행 3876억원, 국민은행 252억원, 유안타증권 50억원, 미래에셋대우 13억원, NH투자증권 11억원 순이다.
금감원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이처럼 대량 판매된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해당 상품을 설계한 증권사, 판매한 은행, 상품 운용사 등을 이달 중 고강도 합동 검사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또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자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분쟁조정 신청 29건이 접수됐다고 밝히고 이를 따져보기 위한 현장조사도 함께 벌일 예정이다.
금감원은 "현장조사 결과 등을 통해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법률 검토, 판례 및 분쟁조정 사례 등을 참고해 조정을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