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담보 설정 주총 특별결의사항으로 지분 85% 이상 찬성 얻어야 가결…부결 가능성 높아

한국지엠이 23일 이사회를 열어 차입금 만기 연장 문제를 논의한다. 산업은행이 추천한 한국지엠 사외이사 3명은 부평공장 등을 본사 차입금의 담보로 설정하는데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로 해 주총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한국지엠은 23일 이사회를 열어 제너럴모터스(GM) 본사 차입금 만기 연장과 차입금에 대한 담보 설정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안건으로 다룬다.
2016년말 기준 한국지엠의 총 차입금 규모는 약 2조9700억원으로 대부분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제너럴모터스(GM) 계열사인 GM 홀딩스 LLC 등으로부터 4.8~5.3% 이자율로 차입했다.
GM 측은 지난해 말 만기가 돌아온 1조1300억원 중 4000억원가량은 회수했고 나머지 약 7000억원 정도를 이달 말로 만기를 연장시켰다. 이 차입금의 만기 연장 여부가 이날 이사회에서 논의되는 것이다.
산업은행 측은 한국지엠 만기연장은 크게 문제가 없지만 부평공장을 담보로 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산업은행이 추천한 한국지엠 사외이사 3명도 부평공장 담보에 대해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들은 지난 9일 열린 한국GM 이사회에서 군산공장 폐쇄 결정안에 반대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었다. 한국GM의 이사진은 사내·사외이사 합쳐 모두 10명이다. 하지만 이들이 기권하지 않고 반대했더라도 '중과부적'인 상황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사회에서는 이사 과반 출석, 출석 이사의 과반으로 안건을 의결한다. 사외이사 3명이 모두 반대하더라도 찬반은 7대 3이 된다.

이들은 안건을 사전에 설명해주지 않고 이사회에 올린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조조정 자체를 반대할 수는 없으나 노동조합 등과 협의해 신중하게 판단할 사안이라고 봤다는 점도 기권의 이유였다.
이사회 당시 '군산공장'이라는 언급이 명시적으로 있었는지도 불분명하다. 어떤 이는 희망퇴직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을 주로 이야기했다고 하고 다른 이는 공장 1개 정도 폐쇄한다는 모호한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측 사외이사 3명은 반대 의견을 내고, 만기 연장과 함께 고리대금으로 지적받는 이자율을 낮춰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장 담보 설정은 주총 특별결의사항으로 지분 85%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가결된다. 현재 한국지엠 지분을 17.02% 보유한 산업은행이 반대하면 담보 설정 안건은 부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