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위 금융공기업·금융협회 수장 자리 공석

새 정부 들어 시작된 금융권의 인사 태풍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제공)

새 정부 들어 시작된 금융권 CEO 교체 바람이 무술년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3월과 4월 하나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데다가 일부 금융협회와 금융 공기업 CEO 자리는 임기가 만료돼 공석이거나 조만간 만료될 예정이다.

하나금융의 김정태 회장은 3개월 후면 연임기간이 끝난다. 김 회장은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30년 이상 은행에서만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2008년 하나은행장에 선임된 데 이어 2012년 하나금융 회장직을 맡았다. 2015년 연임에 성공했고 재차 연임을 노리는 상황이지만 3연임의 길이 순탄하지는 않다.

최근 하나금융 이사회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김 회장을 배제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은 것도 당국의 비판을 의식한 조처라는 시각이 많다.

노동조합과의 불편한 관계도 걸림돌이다. 노조는 김 회장이 박근혜 정권 당시 정유라에 대한 특혜 대출과 인사청탁, 아이카이스트 부실 대출 등에 관여했다며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내년 4월로 임기가 끝난다.

김 회장은 관료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 한국수출입은행장을 거쳐 2015년부터 농협금융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조선·해운 부실 여신을 털어내는 '빅배스'(big bath)를 과감히 단행하며 재무 건전성을 개선한 덕분에 올해 4월 연임에도 성공했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3연임을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하는 산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채용비리 청탁 관련‘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앞서 농협금융은 2012년 3월 출범 후 김 회장을 포함해 총 4명의 회장 중 3명이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었다.

◆ 금융공기업 새 수장 찾기 난항

김재천 사장의 임기가 끝난 부산 소재 금융 공공기관인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10월말 부터 사장자리가 공석이다. 이미 이달 초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4명의 최종 후보군을 정해 금융위원회에 통보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청와대의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아 인선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은성수 사장이 수출입은행장에 취임하면서 역시 사장 자리가 비어 있는 한국투자공사(KIC)는 해를 넘겨 새 사장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사장 자리를 비워둔 지 석 달이 지나도록 사추위 구성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내년 5월까지가 임기다. 곽 사장은 기재부 관료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이던 2014년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을 거쳐 2015년부터 예보를 이끌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인 만큼 현 정부의 새 인물이 예보 사장으로 올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퇴임한 경제 관료들이 사실상 독식해 온 한국증권금융 사장도 공석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금융위 출신인 정지원 전 사장이 지난 11월 퇴임하고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이동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후임 인선 절차가 시작되지 않았다

◆ 신협·새마을금고·저축중앙회 내년 임기 만료

주요 금융협회 수장자리도 조만간 임기가 만료될 전망이다.

문철상 신용협동조합(신협) 중앙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 만료된다. 문 회장은 군산대건신용협동조합 전무와 이사장을 지내고 30여년 동안 신협 현장에서 일해온 인물로, 신협 최초로 단위조합 출신 회장이다. 이번이 첫 임기로 내년 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내년 3월까지만 자리를 지킨다. 춘천시 시의원 출신인 신 회장은 2010년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2014년 연임에 성공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칙상 회장직은 단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어 신 회장이 재도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월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에 돌입한다.

저축은행중앙회가 내년 12월에 새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임기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후임자 하마평은 아직 없다. 현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은 1977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2011년 우리은행장, 2013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거물급 인사다. 2015년 금융지주 회장 출신으로 처음으로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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