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가검'이지만 범죄악용 위험...다른 소셜커머스에서는 검도용 목검만 팔아

쿠팡이 사회적 통념상 문제가 될 만한 알루미늄 합금 일본도를 팔아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잠실에 위치한 쿠팡 본사 전경.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국내회원 1000만명이 넘는 페이스북에 광고를 하고 있는 쿠팡의 제품들이 지나치게 선정적인 이미지를 내세우거나 사회적 통념상 문제가 될 만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논란에 휩싸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물의를 빚고 있는 제품은 여성의 비키니로 몸매만을 강조한 선정적인 이미지가 민망할 지경이다. 또 가짜칼이기는 하지만 날을 세우면 언제든 흉기가 될 수 있는 일본 사무라이들이 쓰던 검(일본도)도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너무 저질이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등 광고에 비난을 쏟아내고 있지만, 반면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사람도 있다. 

한 패션업계 전문가는 “패션은 언제나 생각을 자극했고 광고는 항상 진보적인 색깔을 띠었다”면서 "여성의 몸을 부각시키는 비키니를 광고하는데 별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여성단체 한 관계자는 "이 광고가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은 제품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성(性)을 상품화했다는 데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품의 디자인이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성적 매력을 이용한 광고이기에 선정성 논란을 피하기에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측 관계자는 "페이스북 광고의 툴은 이용자 사용패턴을 통해 온라인 광고를 서비스하기 때문에 저희쪽에서 특정 이미지를 따로 제공하지는 않는다"며 "아무래도 여름시즌이라는 특정 기간에 정보를 접하다보니 이러한 광고가 뜨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쿠팡이 지나치게 선정적인 비키니 광고를 게재하거나 사회적 통념상 문제가 될 만한 알루미늄 합금 일본도를 팔아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쿠팡페이스북 캡처

사회적 통념상 문제가 될 만한 위험한 제품도 눈에 띈다.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올라 온 이미지인 '일본도 가검'을 클릭해 보면 1000점 넘게 가짜 일본도가 판매되고 있다. 이 이미지는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가짜 일본도가 날을 세우면 언제든지 흉기로 변할 수 있다는데 있다.

실제 몇년전에는 일본 검을 몰래 수입해 학생과 전과자들에게까지 팔아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힌 적도 있었던 상황에서 가짜이긴 하지만 일본 검을 판매하는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가검은 날을 세울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가검 구입에는 '도검소지허가증'이 필요없다고 말한다. 다만, 요즘은 판매를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진가검이라는 것이 있다며 탄소강이나 스테인레스강으로 만들고 날을 세우지 않은 칼을 진가검이라는 형태로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도 알루미늄 가검도 날을 세울 수는 있다며 약해서 금방 날이 상해서 못쓰게 되겠지만 가능은 하다고 주장한다. 

소셜커머스업체인 위메프와 티몬에서는 일본도 가검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사진=위메프·티몬 홈페이지 캡처

한 전문가는 "가검의 경우 칼의 강도를 높게하는 처리를 적게해서 날을 세워도 금방 무뎌지기는 해도 날을 세우려면 얼마든지 세울 수 있다"면서 "이것을 구입할 때는 당연히 도검소지허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가검만큼 강하면서 허가가 필요없는 알루미늄합금도 있기에 언제든 위험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측 관계자는 "이 제품을 온라인상에 거래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11번가, 옥션, 인터파크 등 다른 오픈마켓에서도 대부분 판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문제가 될만한 제품은 판매하지 않으며, 내부적으로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오픈마켓의 형태를 뛰는 쇼핑몰에서는 '일본도' '가검'을 검색해 보면 쉽게 제품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SNS를 이용하는 전자상거래의 일종인 소셜커머스업체인 위메프와 티몬에서는 '일본도' '가검'을 검색하면 '검도용 목검만' 검색될 뿐 일본도 가검은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소셜커머스업체 한 관계자는 "가검이긴 하나 언제든 위험 소지가 될만한 제품으로 판단돼 제품판매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을 통해 올라오는 제품을 일일이 검수할 수는 없지만 검색 금지나 사전 공지 등으로 판매 예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쿠팡이 사회적 통념상 문제가 될 만한 제품을 판매해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31일에는 ‘오늘의 추천’ 카테고리에 ‘히든캠 HCG-01 안경형캠코더’ 제품을 버젓이 올려 논란을 빚었다. 외관상 일반 안경과 차이가 거의 없어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도둑촬용)하는 범죄에 악용되기 쉬운 제품이다.

실제 지난달 29일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이 제품을 이용해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은 남성이 체포되기도 했다.

쿠팡이 사회적 통념상 문제가 될 만한 알루미늄 합금 일본도를 팔아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잠실에 위치한 쿠팡 본사 전경.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당시 이용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쿠팡은 해당 제품을 내리면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상품이다”라고 답해 비판이 더욱 거세졌다.

지난해 초에는 욕설이 적힌 유아용 티를 판매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는 '요힘빈' 성분과 '이카린' 성분이 들어 있는 해외직구 건강기능 식품을 판매하다 식약처의 제재조치를 받기도 했다. 

또 식약처가 불법 제조했다고 발표한 전자식 금연보조제품을 판매해 논란이 일기도 했고, 최근에는 도촬용으로 사용되는 초소형 카메라를 추천 상품으로 올려놓고도 '나몰라라 식'으로 대응해 도마에 올랐다.

이어 그동안 국내 단독론칭을 강조하며 어니스트컴퍼니 제품의 판매와 마케팅에 열을 올렸던 쿠팡은 정작 제품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자 아무말 없이 슬그머니 발을 빼는 모양새를 취해 '책임 회피' 논란도 일으켰다.

쿠팡은 법적으로 문제되는 제품을 판매한 적도 있다. 올해 '돋보기 안경'을 판매해 불법 판매를 방조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현행법상 안경테는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지만 도수가 있는 알이 포함된 안경은 불법이다.

업계는 쿠팡에서 유독 판매 제품 관련 논란이 많은 것에 대해 제품 선정 과정 및 모니터링 관리 소홀 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외형적인 확장과 투자를 하는 것은 좋지만 내실을 다지며 적극적인 제품 관리가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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