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장관 시절 20만달러, 유엔사무총장때 3만달러 수수"…반기문 측 "일고 가치도 없다" 박연차 측 "사실 아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과거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23만 달러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여성경제신문 계열사인 시사저널은 "반 총장이 지난 2009년 박 당시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박 회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후원자로 이명박 정부 들어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의 단초가 된 '박연차 게이트'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정·관계 로비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있던 지난 2009년 5월 태광실업 회장직을 29년 만에 사임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인사들은 "반 총장이 2005년 외교부 장관 시절 20만 달러,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7년에도 3만 달러 정도를 박 회장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화로는 약 2억8000만원 규모다.
시사저널은 "2005년 5월 응우옌 지 니엔(Nguyen Dy Nien)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 7명이 방한했을 당시 반 장관 주최 환영 만찬이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에서 열렸는데 박 회장도 주한 베트남 명예총영사 자격으로 참석했다"며 만찬 행사가 열리기 직전 박 회장이 반 장관에게 거액을 줬다는 증언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박 회장이 반 총장에 거액을 건넨 이유가 갈리고 있다. 베트남 현지 사업 편의를 위해 건넸다는 시각과 사돈을 맺고자 했다는 추측이다.
경남 김해 지역의 대표적인 기업인 태광실업은 베트남, 중국 등 국내외 자체 공장을 통해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신발류를 납품하는 회사다.
박 회장이 반 총장에게 금품을 전달한 의혹은 2009년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했던 대검 중수부에서도 인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반 총장 측은 "너무나 황당무계하여 일고의 가치도 없다. 평생을 국내외에서 공직자로 생활하면서 도리에 어긋남 없이 올바르게 살아왔다"고 부인했으며, 박 전 회장 측 역시 "이런 사실이 없다. 이치에 맞지 않는 허구"라고 일축했다.
박 전 회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2008년 노무현 정부 당시 세종증권과 농협 자회사 휴켐스 매각·인수 과정에서 290억원의 세금을 탈루하고 사업과 관련된 정·재계 인사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2008년 구속됐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 씨를 비롯해 노무현 정부 시절 주요 인사들이 줄줄이 사법 처리된 ‘박연차 게이트’의 몸통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2009년 11월 이명박 정부 당시 박 전 회장은 지병을 이유로 보석이 허가됐다가, 1년 7개월 뒤인 2011년 6월 재수감돼 남은 형기를 채웠다. 2014년 만기 출소한 박연차 전 회장은 현재 베트남 등에서 해외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