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0가구 주택조합아파트 '용인 보평역 스타힐스' 진두지휘...분양가도 저렴 내집마련 굿찬스

▲정재형 로드랜드건설 대표가 여성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양문숙 기자 photoms@seoulmedia.co.kr

지난 8월말 경기 용인시 시민문화회관인 포은아트홀에는 이색적인 음악회가 열렸다.

·용인경전철 보평역 근처에 들어설 대단위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인 '보평역 스타힐스 에버파크'의 사업대행사인 로드랜드건설이 조합원을 위해 마련한 이벤트였다.

아파트가 들어설 사업부지를 100% 확보하고 조합 창립총회를 성공적으로 마친데 대한 답례의 사은행사였다.

1200여석이 조합원 관객들로 가득찬 이날 음악회에는 개그맨 최형만의 사회와 트로트 황제 설운도, 국악소녀 송소희, 팝핀 현준·박애리등  연예인들이 대거 출연해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사업 추진이 매끄럽지 못해 조합원들이 추가 분담금을 떠안는 등 마찰음을 내는 다른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풍경과는 차별성이 있는 현장이었다.

그 비결이 궁금해 견본주택(모델하우스)을 직접 찾았다.

용인경전철 고진역 부근에 위치한 보평역 스타힐스 에버파크 견본주택에는 평일 오전인데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1층 상담석에는 유니트(아파트 내부형태)를 둘러본 뒤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일부 내방객들은 유니트를 보지도 않고 상담석으로 직행하기도 했다.

정재형(36) 로드랜드건설 대표는 "서울, 경기, 인천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세대주로서 무주택자 또는 85㎡ 이하의 주택 1채 소유자라는 조합원 자격제한이 있다"며 "그런데도 입소문을 타고 지방에서 오신 분들이 조합원에 가입할수 없냐며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고 귀뜀했다.

보평역 스타힐스 에버파크는 지역주택조합 형태로 짓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다.

서희건설이 시공을, 조합이 시행을, 로드랜드건설이 시행 대행을 맡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내집 마련이 필요한 실거주자들이 조합을 결성해 토지를 공동으로 매입하고 건축비를 충당해 아파트를 세우는 방식이다. 일종의 아파트 공동구매인 셈이다.

시행마진이 빠지고 금융비용이 절감되기에 시공사가 토지를 사들여 건축하는 일반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10~20% 정도 저렴하다. 주택청약통장과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으며 선착순으로 동·호수를 지정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조합원의 추가분담금 발생 리스크다.

토지확보가 끝나지 않은채 조합원을 모집한 경우 잔여 토지 매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지비 상승이 추가 부담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2150가구의 대규모 단지를 조성할 용인 처인구 유방동 부지(8만3254㎡)를 100% 매입 완료한 보평역 스타힐스 에버파크는 이런 우려는 말끔히 지운 셈이다. 흥행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를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지난해 11월 이후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은 "제대로 추진되느냐"며 의구심을 보였다. 불투명한 사업 진행으로 파행을 겪은 다른 지역의 주택조합사업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다.

정 대표는 사업의 불신과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춰 나갔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성공 관건인 부지 확보가 증명되자 올 3월부터 조합원 가입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현재 조합원 수는 총가구 수의 70%를 넘어섰다.

연말까지 조합원을 추가 모집한 뒤 남은 아파트는 일반 분양으로 돌릴 예정이다.

현재 3.3㎡당 780만원 정도인 분양 가격을 일반 분양때는 주변 시세(3.3㎡당 900만원 이상) 수준으로 맞출 계획을 갖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하면 좀 생소한데.

"일정지역에 6개월 이상 거주한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을 1채 소유한 사람들이 조합을 구성해 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한 마디로 아파트 공동구매로 보면 된다. 1970년대 후반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견본주택을 찾은 내방객들이 분양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양문숙 기자 photoms@seoulmedia.co.kr

-일반분양 방식과 비교해 어떤 장점이 있나.

"지역주택조합의 최대 장점은 저렴하게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거다. 토지 매입부터 시공사 선정까지 조합에서 직접 진행하기에 시행사에 돌아가는 이익금이 존재하지 않는다. 조합원들이 직접 토지를 매입해 아파트를 건축하기에 토지 매입에 따른 금융비용, 마케팅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고로 집값이 주변 시세보다 싼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현재 용인 처인구에서 선보이는 일반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800만 ~ 1000만원대다. 하지만 저희 지역주택조합아파트의 경우 조합원분담금(일
반분양아파트의 분양가)가 600만~ 700만원대로 많게는 3.3㎡당 300만원 정도 저렴하다."

-장점이 그것 뿐인가.

"주택청약통장이 필요없고 동·호수를 추첨없이 선택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청약통장으로 뺑뺑이 돌리는 방식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동·호수를 지정할 수 있다. 아시다시피 일반분양아파트의 필수 조건은 청약통장이다. 청약통장이 없으면 분양자격을 얻지 못하고 설사 얻는다 하더라도 여러 조건에 따라 순위가 달라져 원하는 아파트를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경쟁률이 높은 아파트의 경우 당첨되지 못해 입주할 수 없거나 당첨되더라도 내가 원하는 위치가 아닌 무작위로 선발된 동·호수로 배정받게
된다.하지만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청약통장에 무관하게 조합원 자격만 있으면 입주 가능하고 조합원 가입을 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동과 호수를 지정해 계약을 하기에 선택의 폭이 넓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성패는 무엇인가. 

"토지확보 및 인허가, 조합원 모집 등을 얼마나 단기간내에 끝마칠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기간단축이 사업의 성패라 볼 수 있다. 기간이 지체될수록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토지 확보부터 완공 후 입주까지 모든 과정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짓는 것이 중요하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는 조합원들이 곧 해당 사업지의 지주이기에 사업이 무산되더라도 잃을 것이 없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은 해당 사업지를 매입해야 사업이 진척되므로 토지 매입이 사업의 성패와 직결된다. 토지 매입이 순조롭지 않으면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발생한다. 결국 주택조합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토지 확보인 셈이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제대로 토지 확보가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다가 수포로 돌아가는 바람에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끼친 경우도 있었다. 저희 사업장의 경우 토지주들의 동의뿐만 아니라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해 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했다. 또한 조합원분들의 소중한 자금이 잘못 쓰이지 않도록 모든 자금은 신탁사(한국투자증권)를 통해 관리되고 있다."

-주택공급 과잉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주택공급 과잉이라는 도식적인 얘기에 찬성하기 어렵다. 현재 공급이 다소 많은 건 사실이지만 과거 대비 과잉공급비율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전체적으로 공급이 많다하더라도 그 안에서 어떠한 경쟁력을 갖추었느냐에 따라 사업 성과는 달라질 것이다. 저희 아파트 현장이 위치한 용인시 처인구는 수지구, 기흥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주를 원하더라도 거주지를 옮기지 않고서는 신축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만큼 새로운
주거환경에 대한 갈망이 큰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제2경부고속도로) 착공과 함께 제2외곽순환도로 역시 용인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어 지역 미래가치에 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주거환경은 더욱 좋아질 것이며 그만큼 인구유입도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 외에 경영자로서 숙원사업이 있다면.

"고령화 사회에 발맞춰 실버주택단지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실버타운이라고하면 대개 요양원 정도를 떠올린다. 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시골 산속에 위치한 요양원같은 폐쇄적 공간이 아닌 자연환경과 가까이하면서 도심에서 동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호텔급 혹은 그 이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주거공간이다. 각 세대별 전담 비서, 기사 서비스를 지원하고 원하는 시간과 장소(레스토랑·골프장 등)에 예약 및 이동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또 번거로운 검진을 통해서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최첨단 기술 및 시설을 통해 입주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중에도 자연스럽게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미래형 주거 공간을 계획하고 있다.

정재형 로드랜드건설 대표 프로필

△1980년 충북 청주 출생 △미 조지메이슨 대학교 졸업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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