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원 투자해 30년간 사업운영권 확보…항공-숙박간 연계상품 개발 등 시너지 기대

▲제주항공 제공

대한항공에 이어 저가항공(LCC) 선주주자인 제주항공이 호텔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국 관광객의 유입이 많은 서울 홍대입구역에 중저가 호텔을 마련해 항공사업과 숙박업간 연계상품 개발 등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서울 마포구 동교동 홍대입구역에 호텔을 확보한다.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호텔업 진출은 처음이며 국적 항공사 중에서는 두번째다.

투자액은 600억원대인데 별도의 호텔을 건립해 소유하는 자체사업 형태가 아니다.

모 기업인 애경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마포애경타운이 홍대역사에 지상 17층, 연면적 5만4000㎡ 규모의 최신식 복합쇼핑몰을 짓는데 이 중 호텔시설에 대한 사업운영권을 확보하는 개념이다.

사업운영권은 건물 준공후 30년간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객실 수는 260여개이나 구체적인 입주 층수는 유동적"이라며 "저비용항공사 성격에 맞는 3성급 버짓 호텔(중저가 호텔)이 컨셉"이라고 말했다.

홍대입구역은 공항철도가 연결돼 접근성이 뛰어나며 최근 젊은 아시아 지역 여행객들로부터 각광받는 관광지 중 하나다. 관광객 유치에 유리한 입지다.

이 관계자는 "홍대는 중국 관광객들의 유입이 많은 만큼 항공여객과 연계한 중국쪽 인바운드 수요를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바운드란 해외 현지에서 여행객을 모집해 국내로 보내는 것을 말한다.

제주항공은 호텔업 진출을 시작으로 항공운송사업이라는 울타리에 벗어나 호텔과 여행사, 렌터카 등 다양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행업 네트워크 컴퍼니(Network Company)를 구상하고 있다.

2018년 호텔이 완공되면 항공업과 연계된 에어텔 상품(항공권+숙박)을 개발해 판매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에 앞서 호텔사업을 진행중인 항공사는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974년 호텔업을 시작했다. 제주KAL호텔과 서귀포KAL호텔,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그랜드하얏트인천은 위탁경영 형태로 운영 중이다.

한진그룹이 미국 LA에 건설 중인 윌셔 그랜드 호텔도 내년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사실 호텔업 자체로는 큰 수익이 나는 캐시카우(cash cow)가 아니다.

호텔은 뭉칫돈이 들어오는 사업이 아니며 제공되는 서비스 대부분은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 탓에 인건비가 큰 비중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호텔·리무진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22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0.4% 수준이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11억원과 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항공사업과 호텔업은 접점이 있는 만큼 연계상품 개발과 같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사의 기본 수익모델인 항공운송업만으로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는데다 최근 관광객 증가에 따라 다양한 업종이 연계된 여행상품에 대한 수요도 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해외 선진항공사도 호텔사업을 비롯한 관광사업, 정보통신업, 금융업 등 부대사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항공사들의 호텔 진출은 사업다각화 측면에서는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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