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수면제 먹고 극단 선택하기도" 월간조선 인터뷰서 밝혀…이혼 항소심 앞두고 양측 '기싸움' 치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의 이혼 및 친권자 지정 소송이 2라운드로 접어들면서 1심 승소를 유지하려는 이 사장과 뒤집기를 노리는 임 고문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임 고문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의 과다한 음주와 가정폭력으로 이혼을 결심했다는 아내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이혼 소송 이유를 밝히자, 이 사장측은 분위기 반전용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임 고문은 월간조선(7월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출신과 관련된 왜곡, 재벌가 사위로서 겪은 고충, 이부진 사장과의 이혼 소송에 대한 뒷얘기를 털어놨다고 15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임 고문은 이 사장과의 이혼 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내가 여러 차례 술을 과다하게 마시고 때렸기 때문에 아내가 이혼을 결심했다는 주장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부부가 사는 집에 18명이 근무했지만 그 누구도 내가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는 모습을 본 사람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간 보도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은 임 고문이 술을 과하게 마시고 행패를 부렸으며, 임신한 자신에게 폭력을 가했다고 한다. 이에 임 고문은 "내가 가정폭력을 휘둘렀다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임 고문은 평범한 집안 출신이 삼성가의 맏사위로서 겪었던 고통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미국 MIT 경영대학원으로 유학을 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한 뒤 "두 차례 자살을 기도했는데 죽기 직전 아내가 발견해 살았다"고 토로했다.
또 삼성 고위 임원으로부터 '옛날에 부마(駙馬)는 잘못하면 산속에서 살았다'는 모욕을 받고 화가 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형님이 그냥 나가라면 나가겠으나 이렇게 모욕하지는 말아 달라"는 문자를 보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건희 회장님의 손자이기에 아들이 어려웠다"며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에게 아버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임 고문이 본격적인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이러한 내용의 인터뷰를 한 것은 자신의 입장을 널리 알려 1심 패배로 수세에 몰린 분위기를 반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달 16일 열린 1차 변론준비기일에 직접 참석함으로써 혼인유지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변론준비기일은 재판에서 다뤄질 주요 쟁점과 증거관계를 정리하는 자리로 보통 소송대리인만 참석한다.
이렇듯 이번 항소심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임 고문에 맞서 이 사장 측은 맞불은 자제하면서도 신경전을 피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이 사장측 변호인은 임 고문 인터뷰에 대해 "언론보도 금지를 규정한 가사소송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아무리 공인일지라도 이혼 소송은 가족의 문제여서 이번 인터뷰로 이 사장은 물론 어린 아들이 고통받을까 우려된다"며 "임 고문 측은 여론몰이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 사장과 임 고문의 항소심 2차 변론준비기일은 이 사장 측의 기일변경 신청이 받아들여져 오는 29일 열린다.
두 사람의 이혼 절차는 2014년 10월 이 사장이 이혼 조정과 친권자 지정 신청을 법원에 내면서 시작됐다.
이혼을 원하는 이 사장과 가정을 지키겠다는 임 고문은 두 차례 조정에서 합의를 보지 못해 소송으로 이어졌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 성남지원 가사2단독 주진오 판사는 1년여간의 심리 끝에 지난 1월 14일 원고 승소로 판결, 이 사장의 손을 들어줬고 임 고문은 즉각 항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