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3 총선 공식선거운동 둘째 날인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인근에서 한 시민이 후보자들의 선거벽보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총선이 임박하자 후보자들의 당락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지역마다 후보간 우열이 지나치게 화제의 중심을 이루고, 선거가 후보들의 싸움을 구경하는 관전의 대상이 돼 있다. 마치 스포츠와 영화의 내용보다 선수나 배우 만을 좇는 격이다.

그런 현상은 분당과 공천의 치열한 갈등을 겪으면서 몇 달 동안 유승민과 김종인, 안철수, 김무성이라는 인사들에 온통 관심이 매몰됐던 탓이다. 

정치의 주역이 되는 만큼, 후보들에게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정치인 개인의 성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선량으로 뽑힌 뒤에 펼칠 정치행위이고 정책 내지 정치노선이다.

과연 선량들이 어떤 제도와 조직 속에서 무슨 내용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에 선택의 초점이 먼저 맞춰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국가와 공동체, 그리고 자신을 포함한 국민들에게 헌신할 참일꾼을 뽑는 올바른 선택이 된다.

판단의 밥상은 이미 차려져 있다. 각 정당이 표방하는 정책노선과 각 후보들의 위상과 성향, 가능성 등이 잘 노정돼 있어서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지를 가늠하기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새누리당은 경제위기를 극복할 성장에 더 무게를 두고 있고, 더민주당은 서민의 생계를 개선할 분배에 더 기울어 있다. 국민의당은 그 중간 쯤에서 제3당의 역할을 강조한다.

새누리는 최근의 인기하락에도 불구하고 국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다수의 확보와 선진화법 개정까지도 희망하고 있다. 더민주는 상당한 이탈이 있었음에도 제1야당으로서 견제세력의 위치를 견지하면서 정권교체의 기반을 다지려 한다. 국민의당은 국회 교섭단체 이상을 확보하고 대선의 발판을 놓으려 한다. 그러한 각 당의 입장 중에서 오늘날 한국의 실정에 어느 쪽이 바람직한가를 각자 판단하면 된다.

후보들의 개별적 평가도 언론보도와 국민들의 높은 정치적 관심으로 어느 정도 노출돼 있다. 세력 속의 성향도 대체로 분별된다. 그들이 각자에게 주어지는 시스템 안에서 각자의 자질로 어떤 의정활동을 펼 것인가를 따져보면 선택의 답은 자명하다.

따라서 국민의 선택은 어떤 성격의 시스템을 고를 것인가, 그리고 거기에 적합한 인물이 누구인가를 찾는 것이다. 그러려면 정치의 지형과 판을 읽고 앞도 내다봐야 한다.

지난 몇 달 동안 정계가 생산하고 언론이 사회에 쏟아놓은 권력투쟁과 갈등은 한국의 현실과 미래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비싼 낭비 만을 불렀다. 마찬가지로 박두한 선거에서 국민들이 무의미한 정쟁에 휩쓸려 부화뇌동한다면 ‘사상 최악’이라는 19대보다도 더 소비적인 정치의 쓰레기 더미를 뒤집어쓸지 모른다.

정치개혁은 국민들의 손으로 이룩한다는 각성이 긴요하다. 정치인들의 걸표를 위한 얄팍한 스킨십에도 현혹되지 말고, 망국적인 지역주의에도 의연하며, 친소에 끌리는 이기주의에도 냉엄해야 한다. 오로지 이번에는 생산적이고 건전한 국회를 이룰 인물을 선출하겠다는 시민의식, 시민들의 결기가 대한민국의 정치를 반석에 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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