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상사부문 잠실로 6월 이전… 삼성카드, 서초사옥으로 이사 안해

삼성엔지니어링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사옥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바꿔 건물 일부를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그룹 수요사장단 회의에 참석한뒤 기자들과 만나 "건물 덩치가 너무 커서 살 사람이 안 나타나고 있다"며 "한 개 동만 임대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사옥 전체를 매각하려 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이 임대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다. 오피스시장의 장기 불황으로 사옥 매각이 여의치 않자 차선책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상일동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건물은 두 개 동이 연결된 형태로 서로 마주보고 있다. 8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현재는 삼성카드 직원 4000여 명만 상주해 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삼성엔지니어링은 경영정상화 작업의 일환으로 상일동 사옥 매각을 추진해왔다.

삐걱거리는 삼성엔지니어링과 달리 삼성물산의 사옥 이전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이날 삼성그룹 수요사장단 회의가 끝난뒤 기자들과 만나 "상사부문은 6월 (잠실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사부문이 잠실 향군타워에 새 둥지를 틀면 삼성물산의 사옥 이전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된다.

삼성카드는 이사 대신 잔류를 선택했다.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시너지 효과를 위해 올 하반기 서울 삼성 서초사옥으로 이전하는 것과 달리 삼성카드는 서울 태평로 삼성카드 사옥에 주둔한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이날 "삼성본관이 뿌리니까 지켜야 한다"며 일각에서 제기됐던 '사옥 매각설'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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