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갑, 서갑 선거구 ‘격랑’

▲ 국민의당이 광주·전남 곳곳에서 생긴 경선 갈등으로 인해 골이 깊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광주·전남 곳곳에서 생긴 경선 갈등으로 인해 골이 깊어지고 있다.

허술한 당규와 검증절차, 오락가락한 의사결정 등이 원인으로 지목돼 신생정당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당은 애초 지난 18~20일 광주 북갑·을, 서갑, 광산갑·을, 동남갑 등 6개 선거구에서 숙의배심원단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려 했다.

북갑(김경진), 광산갑(김동철), 광산을(권은희) 경선은 여유 있는 표차로 1위 득표자가 나오면서 탈락자들의 ‘축하와 격려’ 속에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동남갑, 서갑 선거구는 격랑에 휩싸였다.

장병완 후보가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동남갑에서는 40% 이상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하기로 한 규정의 해석을 놓고 후보들간 극한 대립을 보였다.

당은 경선 현장에서 결선투표를 했다가 결국 개표는 하지 않고 장 후보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천을 확정했다.

탈락한 서정성 후보는 “당의 최고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당사자(장병완 후보 겸 최고위원)가 들어가 논의를 한다는 자체가 넌센스”라며 이날 ‘효력정지 및 개·투표 결과 발표 이행’ 가처분을 서울 서부지법에 신청했다.

2.7% 포인트차 박빙 승부가 연출된 서갑에서도 신인 가점을 놓고 분란이 생겨 공천자가 번복됐다.

정용화·송기석·이건태 후보가 모두 정치신인으로 간주돼 동등한 조건에서 평가를 받았지만 1위 득표자인 정 후보의 옛 한나라당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 경력이 뒤늦게 드러났다.

국민의당 시행세칙은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선거구가 포함된 시·도의 기초단체장과 정당 지역위원장 등을 지내지 않은 사람을 정치신인으로 규정했다.

당이 정 후보가 신인 가점을 받지 않았다면 1, 2위가 바뀐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송 후보가 공천을 받게됐다.

공천을 놓친 정 후보는 “지역위원장은 '국민의당'에 해당하는 개념으로 과거 다른 당에 대한 적용은 옳지 않다는 광주시당의 유권해석이 있었고 당협위원장과는 명칭과 기능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북을에서는 김하중 후보의 참여 거부로 경선 자체가 취소됐다.

김 후보는 천정배 공동대표가 단수공천된 서을에서 북을로 지역구 이동 결정을 수용했지만 당의 경선규칙 번복에 반발해 서을 잔류를 선언했다. 당은 북을에 홀로 남은 최경환 후보에게 공천을 주기로 했다.

조정관 광주시당 공동위원장은 “광주시민에게 약속했던 정치개혁, 공천개혁을 이루지 못해 죄송하다"며 "오늘부로 공동위원장직을 떠난다”고 밝혔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공천된 전남 영암·무안·신안 선거구에서는 김재원 후보 측이 경선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황주홍 의원과의 ‘현역 경선’에서 탈락한 김승남 의원도 여론조사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날 국민의당 최고위 회의장 안팎에서는 경선에 탈락한 후보 측 지지자들이 회의장에 난입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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