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싸웠다 이세돌…계산과 계산 싸움 조금만 밀렸을 뿐…

알파고가 손에 땀을 쥐는 경기 끝에 이세돌 9단을 이겼다. 경기 초반 알파고 특유의 변칙수 공격, 이창호 9단을 빙의한 듯 두터운 수비 등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승리다.
1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은 5시간 접전 끝에 280수 불계패를 당했다.
마지막 대국은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빙이었다. 알파고도 대국 사상 처음으로 초읽기에 들어갔을 정도로 이세돌 9단 앞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번 대국은 계산과 계산의 대결이었다는 평가다. 점수차는 8집 차다. 중국룰로 진행된 이번 대국은 백이 덤 7.5집을 가져가는 중국룰로 진행됐다. 달리말해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의 계산싸움에서 0.5점 차이로 졌다는 얘기다.
알파고는 이날 이세돌 9단을 상대로 고전했다. 장고의 장고를 거듭했고 대국 사상 첫 초읽기에 들어갔다.
경기 초반 알파고는 지난 대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범한 변칙수로 이세돌 9단을 압박하고 나섰다. 흑을 잡고 마지막 대국에 임한 이세돌 9단은 이날 공격보다는 실리바둑에 무게를 뒀다.
초반은 이세돌 9단이 조금 앞선 모습이었다. 초반 우하귀 전투에서 이세돌 9단이 집요하게 수싸움을 걸면서 탄탄한 집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세돌 9단이 초반은 잘 풀어나갔다는 평이다.
그러나 알파고가 중앙으로 전진하며 이세돌 9단의 수를 두텁게 치고 나가며 고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경기 종반에 치닫자 알파고가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세돌 9단은 승부수 한방으로 언제든지 알파고를 역전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알파고는 틈을 주지 않았다.
이세돌 9단은 경기가 종반에 치닫자 마지막 역전을 위한 승부수로 ‘바꿔치기’를 감행했지만 알파고는 전혀 꿈쩍하지 않았다. 이세돌 9단은 판을 우상귀로 이동 화룡 지점에 최후의 패를 걸었지만 이마저도 소용없었다.
이후 알파고는 안정적인 바둑을 뒀다. 지킬 수 있는 수의 지점을 찾아 자신의 승기를 지켜나갔다. 굳이 패를 하지 않아도 계산상 이겼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럼에도 이세돌 9단이 포기하지 않고 알파고를 추격했지만 결국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