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골목상권 살리기 프로젝트…‘우리동네 슈퍼’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 11일 일산의 한 슈퍼마켓을 변화시킨 드림실현 프로젝트 10호점 ‘우리동네 슈퍼’를 선보였다.

드림실현은 자립의지가 강한 소상공인을 선정해 사업 컨설팅부터 경영개선 교육, 인테리어 디자인, 마케팅 등 창업에 필요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현대카드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의 10번째 주인공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명성슈퍼’라는 이름의 가게를 3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천배(72세)씨다.

김 씨는 연중 하루도 쉬지 않으며 슈퍼 운영에 매진했지만 골목상권을 장악한 대형마트나 편의점과의 경쟁은 쉽지 않았고 경영난은 가중됐다.

매출이 날로 하락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전체 매출의 80%가 담배와 주류일 정도로 상품구조가 열악했고 찾는 손님 역시 장년층 남성이 대부분이었다.

기업형 대형 유통매장과 겨루기 위해선 가격으로 경쟁하기보다 동네슈퍼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매력과 경쟁력이 필수다.

특히 다세대 밀집지역인 동네 한복판 사거리에 위치한 ‘명성슈퍼’의 장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현대카드는 판단했다.

우선 ‘주류와 담배를 주로 찾는 낡은 가게’에서 ‘남녀노소 모두 꼭 필요한 상품을 갖춘 깔끔한 공간’으로의 변신을 핵심 컨셉으로 정했다.

먼저 각종 생활잡화, 음료, 과자, 라면 등 평소 주민들이 자주 찾는 생활밀착형 아이템 위주로 주력상품을 바꾸고 1인가구가 많은 동네 특성을 반영해 낱개상품, 반조리 제품, 간편식사 상품을 추가했다.

판매전략도 편의점이나 기업형 슈퍼마켓에 비해 경쟁력이 낮고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1+1’이나 ‘파격가 할인’ 프로모션 등은 지양하는 대신 상품 진열과 점포 내부의 고객 동선을 상품별 구매 욕구를 고려해 재구성했다.

예를 들어 주류와 생활용품 등 손님들의 구매 의사가 명확하고 매출 비중이 높은 상품은 가게 안쪽에 위치시키는 대신 과자나 라면처럼 구매 의사가 유동적인 제품은 매장 입구 쪽에 진열해 상품이 손님에게 방문 초기부터 노출 될 수 있도록 바꿨다.

POS(판매정보시스템)도 새롭게 도입했다. 점주가 직접 POS를 통해 품목별 판매현황과 유통기한을 꼼꼼히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판매·재고관리가 되지 않았고 납품을 전적으로 납품업체에 일임해 판매가 부진하거나 반품율이 높았었다.

낡고 어두웠던 매장도 밝고 깔끔한 현대식으로 정비하는 한편 밖에서도 매장 내부가 보이는 개방형 구조로 바꿨다. 가게 내 외부에는 CCTV를 설치해 편의점 못지않은 보안수준을 갖춰 남녀노소 언제나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가게 이름은 ‘동네에 꼭 필요한 슈퍼마켓’이라는 의미를 담아 ‘우리동네 슈퍼’로 바꿨다.

‘우리동네 슈퍼’의 대표 김 씨는 “가게를 편의점으로 바꾸자는 제안을 수차례 받을 정도로 위치는 좋았지만, 어떻게 장사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막막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바뀐 이 가게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편하게 들러 필요한 물건을 사고 얘기도 나누는 동네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동네 슈퍼가 대형 마트나 기업형 슈퍼가 줄 수 없는 고유한 매력과 경쟁력을 갖춘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가게를 찾는 손님도 주로 술, 담배를 찾는 중장년층 남성에서 성별과 연령층이 다양하게 확대되면 매출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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