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고시' 10만명 응시 "역사문제 어려웠다"…갤럭시노트4·LTE 관련 문제도 출제

#1. 종교개혁을 이끈 마틴 루터·영국의 경험론자 프랜시스 베이컨 등의 활동시기를 순서대로 배열하라.
#2. 개화기에 조선을 침략한 국가를 순서대로 나열하라.
#3.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노트( ) '와 삼성SDI가 세계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 )차 전지’, 사자성어 '( )고초려' 등 괄호안에 들어갈 숫자를 합산하시오.
#4. 중국 메신저 QQ를 만든 회사, 최근 뉴욕 증권시장에 상장된 회사, 중국 최대 포털의 영문 첫 글자를 합치면 어떻게 되나?
삼성맨을 뽑기 위한 시험에 10만명이 몰려 새삼 취업난을 실감케 한 가운데 응시생들은 역사 문제가 특히 어려웠다며 '멘붕'에 빠졌다.
12일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 등 전국 5개 지역과 미국 뉴어크·로스앤젤레스, 캐나다 토론토 등 해외 3개 지역에서 삼성그룹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의 첫 관문이자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가 열렸다. SSAT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 모든 계열사에서 공통으로 보는 시험이다.
이번 하반기 SSAT는 오전 8시30분부터 11시50분까지 실시됐고 △언어 △수리 △추리 △상식 △시각적사고 등 5개 분야 총 160개 문제가 출제됐다.
응시생들은 상식 영역에서 역사와 세계사 비중이 높았고, 기술 관련 문제도 나와 전반적으로 시험이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학원이나 교재 등을 통해 단순 암기를 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평소 풍부한 독서 등으로 상식을 쌓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삼성전자에 지원한 서모(27) 씨는 "올해는 문학과 철학, 역사 등 인문학적 소양을 묻는 평가가 강화됐다"며 "문학작품을 읽고 어떤 시대에 속하는지 연결짓거나 사건의 통시적 흐름을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역시 같은 회사에 지원한 김모(26) 씨는 "시각적 사고와 상식 영역 때문에 시간이 부족해 애를 먹었다"며 "특히 상식 영역에서 역사 관련 문제는 고등학교에서 국사·세계사를 배웠어야만 풀 수 있는 수준인 것 같다"고 전했다.
상식 영역은 총 50개 문항으로 구성됐는데, 주어진 시간은 25분밖에 되지 않아 시간이 촉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역사 문제로는 '갑신정변 급진개화파 김옥균과 온건개화파 김홍집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르시오' '다음 중 예시문(3·1 운동의 상황 설명)에 나온 사건 이후 벌어진 상황을 잘못 설명한 것은?’' 등이 출제됐다.
삼성중공업에 원서를 낸 이모(25) 씨는 "공대생이 풀기에 경제·역사 관련 문제가 어려운 편이었다"고 평했다.
경제·경영과 관련해서도 실생활에 연계시킨 문제들이 많았다. 치킨은 피자의 대체재, 치킨과 맥주는 함께 먹는 보완재 등으로 엮은 문제도 있었으며 엔화가치와 일본여행의 관계 등에 대해 묻는 문항도 있었다.
삼성은 사물인터넷을 뜻하는 'IoT(Internet of Things)',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하는 새로운 스마트폰 운영체제 '타이젠(TIZEN)', 삼성전자 웨이러블 브랜드인 '기어(GEAR)' 등의 기술용어를 알아야 풀 수 있는 직무상식문제를 냈다. 또 갤럭시 노트 4, 갤럭시 노트 엣지, 롱텀에볼루션어드밴스드(LTE-A) 등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술과 관련된 문제도 나왔다.
올해 상반기 새롭게 추가된 `시각적 사고` 영역도 낯설었다. 종이접기 과정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최종적으로 어떤 모양이 나오는지를 묻는 문제와 정육면체의 전개도를 묻는 문제 등이 수험생들 사이에서 어려운 문제로 꼽혔다.
제일모직 지원자인 이모(27) 씨는 "올해 상반기에도 SSAT를 봤는데 그때보다 시각적사고 문제 유형이 다양해졌다"며 "수리영역에서도 단순 계산 문항은 줄어들고 자료 분석 문항은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삼성은 올 하반기 4000∼45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삼성은 SSAT에서 최종 채용 인원의 2∼3배수를 뽑아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