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약세 속 고배당 지수 상대적 선전
정부 분리과세 논의도 투자 매력 요인
실적·배당 지속성 등 기업별 점검 필요

배당주가 주목받는 연말 배당 시즌이 찾아오면서 최근 변동성이 큰 장세 속에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으려는 심리가 강화되고 있고 고배당주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고배당50 지수’는 지난 3일 3822.42에서 21일 3897.24로 1.96% 상승했다.
코스피200 내 금융 종목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높은 10개 종목을 모은 ‘코스피200 금융 고배당 TOP10 지수’도 2149.66에서 2178.52로 1.34% 올랐다. 구성 종목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한국금융지주, DB손해보험,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221.87에서 3853.26으로 8.73%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배당주의 상대적 강세가 뚜렷하다. 연말 배당 시즌이 가까워진 데다 국내 증시가 이달 초 4221.87 이후 뚜렷한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한 채 출렁이면서 배당주로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보완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정부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를 추진하는 점도 관심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배당소득은 이자소득과 합산해 금융소득으로 분류되며 그 합이 연간 2000만원을 넘을 경우 근로·사업소득과 함께 최고 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분리과세 완화가 확대될 경우 배당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별도 세율로 과세하는 범위가 넓어질 수 있어 고액 투자자 중심으로 세 부담이 낮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시행될 경우 세후 배당수익률이 높아져 배당주의 매력이 한층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고배당 ETF가 다시 주목받는 흐름이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에는 682억원이 유입되며 주식형 ETF 순유입액 8위에 올랐다. 이 ETF는 국내 고배당 우량주 30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월배당 상품이다.
최근 고배당주의 강세는 단순한 연말 배당 기대감 이상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 금리 수준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종목에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특히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고배당 종목군은 업황 둔화 우려와 별개로 이익 기여도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방어적 성격의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정부의 과세 완화 논의가 배당 매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경우 향후 배당 정책 기조가 뚜렷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쏠림이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고배당주가 방어적 성격을 갖는다고 해도 유의할 지점은 있다. 배당은 기업의 이익 기반 위에서 유지되는 만큼 실적이 둔화되거나 현금흐름이 약해질 경우 배당 축소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주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은 재투자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돼 경기 반등 국면에서는 성장주 대비 주가 회복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배당 기준일 이후 배당락 효과로 주가가 배당금만큼 조정되는 구조 역시 불가피해 단기 수익 목적보다는 배당정책의 지속성과 재무 안정성을 함께 확인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