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없이 희토류만 정확히 분리
유전자 조작한 바이러스 재사용 가능

바이러스 표면에 희토류 금속과 잘 달라붙는 물질을 붙이면 바이러스가 희토류만 자석처럼 찾아서 골라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람에게 해가 없는 바이러스를 특수코팅해서 광산 폐수에서 희토류만 골라서 뽑아내는 기술인데,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는데다 생명공학으로 값싸게 대량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이승욱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 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조작된 바이러스를 사용해 희토류 원소를 추출하는 지속 가능한 바이오 마이닝 기술을 개발한 연구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박테리오파지는 1915년 영국 세균학자 프레데릭 트워트가 처음 발견했다. 세균을 찾아 공격하는 바이러스다.

연구팀은 박테리오파지 표면에 '란탄 결합 펩타이드'와 '엘라스틴 모티프 펩타이드'를 붙이는 방법을 활용했다. 희토류 등 금속에 잘 달라붙고 온도에 따라 유연성이 변하는 성질을 갖는다.
즉 박테리오파지에 각각의 펩타이드를 붙이면 희토류 금속만 뽑아서 달라붙게 하고 폐수를 가열하면 희토류만 떠오른 후 펩타이드는 가라앉게 되는 방식이다. 가열된 이온으로 인해 박테리오파지가 희토류랑 분리되면 깨끗하게 정제된 희토류 금속만 모을 수 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차 배터리, 군사용 장비에 사용되는 금속이다. 중국이 전세계 희토류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영향력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박테리오파지 기술이 상용화 된다면 양상은 다르게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개발한 박테리오파지는 성능 저하 없이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박테리오파지는 감염을 통해 대량 증식이 쉬워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년간 개발해 온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 기반 기술의 연장선"이라며 "순환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새로운 세대의 스마트 바이러스 기반 소재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