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2023 희귀질환자 통계 연보'
전년比 7468명 증가···42개 질환 추가
1인 총진료비 652만원···최대 3.1억원

2023년 국내 희귀질환 발생자가 6만명을 넘어섰다. 과학과 기술 발전에 따라 희귀질환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그중 유병인구 200명 이하인 극희귀질환자도 2500명을 넘었다. 연간 본인부담 진료비는 평균 68만원에 달하지만 고쉐병 등 일부 질환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31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 희귀질환자 통계 연보’에 따르면 그해 희귀질환 신규 발생자 수는 전년 대비 7468명 증가한 6만2420명으로 집계됐다. 희귀질환 발생자 수는 희귀질환 산정특례 등록자료를 수집해 작성되는데 ‘다낭성 신장, 보통염색체우성(4830명 발생)’, ‘특발성 비특이성 간질성 폐렴(313명 발생)’ 등 42개 질환이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으로 새로 지정됐다.

신규 발생자 중 극희귀질환은 2510명(4.0%), 기타염색체이상질환은 113명(0.2%)이었다. 극희귀질환은 유병률이 극히 낮거나(유병인구 200명 이하) 별도의 질병분류코드가 없는 질환이다. 기타염색체이상질환은 질환명이 없는 새로운 염색체 이상(염색체 결손, 중복 등) 질환이다.
이들이 부담하는 연간 진료비는 평균 68만원 정도였으나 일부 질환은 수천만 원에 달했다. 2023년 희귀질환 발생자 중 진료 실인원은 총 6만50명이고 1인당 평균 총진료비는 약 652만원, 그 중 환자 본인부담금은 68만원이었다. 희귀질환은 건강보험 요양급여가 적용되는 치료 및 약제에 대해 본인부담율이 5% 수준이다.
일부 질환은 워낙 진료비가 비싸 본인 부담 또한 컸다. 희귀질환 중 진료비 부담이 가장 큰 단일 질환은 고쉐병(총 진료비 3.1억원, 본인부담금 3184만원)이었으며 모르키오 증후군(총 진료비 2.4억원, 본인부담금 2456만원), Ⅱ형 점액다당류증(총 진료비 2.1억원, 본인부담금 2132만원) 순이었다.
희귀질환자 통계 연보는 국내 희귀질환의 발생·사망 및 진료이용 정보를 담은 국가승인통계다. 질병청은 희귀질환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제공해 근거 기반 정책 추진의 기초를 마련하고 관련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2020년부터 매년 발간하고 있다.
특히 이번 통계 연보는 질환별 성별·연령군별·지역별 발생 현황 공개 기준을 완화해 정보 제공의 범위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200명 초과 발생 질환에 한정해 공개했으나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이번 연보부터 전체 질환에 대해 질환별 세부현황을 공개한다. 다만 환자 및 전문가 단체와의 소통을 통해 발생자 수가 1~3명으로 극소수인 질환은 가림 처리해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설명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정확한 통계를 산출하는 것은 희귀질환 맞춤형 정책 추진의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근거 기반 정책이 추진되고 관련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통계 연보를 지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희귀질환자와 가족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도록 희귀질환 국가 관리 체계를 지속 강화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ssence@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