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데이터 활용한 자체 신용평가모형 공개
카뱅 스코어로 씬파일러 대출 승인률 개선
데이터 기반 기술력으로 신용평가 고도화

카카오뱅크가 자체 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 스코어’의 개발 과정과 성과를 공개했다. 단순히 대출 확대가 아닌 ‘신용 사각지대 해소’라는 전략적 목표를 내세우며 신용평가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29일 카카오뱅크 여의도 오피스에서 ‘카뱅커넥트’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팀을 이끄는 조진현 팀장은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과정과 ‘카카오뱅크 스코어’의 성과 및 향후 확장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조 팀장은 카뱅 스코어 도입 이후 대출 승인률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추가 승인된 대출 규모가 약 9900억원에 달하며 이는 금액 기준 전체의 13%, 건수 기준 1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카뱅 스코어가 승인율을 약 11%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카카오뱅크는 신용평가를 단순한 리스크 예측이 아니라 은행의 지속 성장을 이끄는 핵심 전략으로 봤다. 초기에는 로지스틱 회귀 기반 스코어카드 형태로 모형을 개발해 고객이 감점 사유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상환 이력, 부채 규모 등 전통적 금융 정보뿐 아니라 거래 기록이 부족한 고객을 평가하기 위해 ‘대안 정보’ 활용을 적극 도입한 점이 특징이다.
카카오뱅크 스코어는 출범 이후 약 2년간 축적한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0년부터 본격 운영됐다. 개발 과정에서 3800여 개의 후보 변수를 검토했고 카카오 공동체의 데이터를 결합해 다양한 사회적 행태를 반영했다. 모임 통장 조회 비중, 주말 택시 이용 패턴, 선물하기 횟수 등 생활 데이터를 신용평가 변수로 채택하며 비금융 정보의 효용성을 입증했다.
‘카뱅 스코어’는 기존 CB사 점수와 비슷한 수준의 변별력을 확보했으며 특히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 파일러(Thin Filer)’ 고객군에서 월등한 성능을 보였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모형의 과적합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 시점별 검증과 변별력 점검을 병행하고 있으며 이를 ‘지속 가능한 신용평가 체계’로 발전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외부 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카풀 스코어(KaPul Score)’는 은행·카드·캐피탈·저축은행 등 다양한 금융사에 제공하기 위한 외부용 모형으로, 이를 통해 신용평가 시장의 개방성과 포용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조 팀장은 "신용평가의 사각지대를 해결할 수 있는 방편 중 하나가 대안 정보"라며 "대안 정보가 있다고 해서 갑자기 700점이 950점이 되지는 않지만 기존 평가가 어려웠던 부분을 커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카오뱅크 스코어는 대안 정보만으로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CB 점수에 준하는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며 "금융 신용평가의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는 금융 이력 부족자에 대해서는 월등히 높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안 정보의 저변을 확대하고 신용평가의 영역을 넓혀 금융 접근성도 높일 것이고 대출 비교 플랫폼 등에서도 차별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전략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전 국민을 위한 신용평가모형으로 확대하고자 하고 있으며 진정한 의미의 포용금융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