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기관 시스템 연계율도 10.4% 그쳐
네이버·토스 연계 추진에도 효과 제한적
EMR 호환성·인식 제고 필요 지적 나와

오는 25일부터 의원·약국까지 포함하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실손24’) 2단계가 전면 시행되지만 요양기관의 시스템 연계율이 10%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대상에 포함된 의원과 약국의 연계 완료율은 6.9%에 그치면서 제도 안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보험개발원,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실손24 시스템과 연계를 마친 요양기관은 전체 10만4541개 중 1만920개(10.4%)에 불과하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연계율은 54.8%로 절반을 넘어섰지만 의원과 약국은 9만6719개 중 6630개(6.9%)만 참여를 완료했다.
실손24는 병원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이다. 지난해 10월병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를 대상으로 1단계가 시행됐으며 이번에는 의원·약국까지 확대된다. 환자는 종이서류 대신 전자문서형태로 계산서·영수증·처방전을 보험사로 전송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저조한 참여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네이버, 토스 등 대형 플랫폼과의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11월부터는 플랫폼 내에서 실손24 앱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도 보험사 조회부터 청구까지 모든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보험개발원은 현재 실손24로 보험금을 청구한 이용자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3000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또한 요양기관이 실손24에 참여할 경우 신용보증기금 보증료를 5년간 0.2%포인트 감면(2026년 1월부터)하고 배상책임보험 등 일반보험료를 3~5% 할인(11월부터)해주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보건복지부는 종합병원 의료질평가에 청구 전산화 참여여부를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1단계 시행 초기에도 연계율이 낮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됐다”며 “플랫폼 연계와 인센티브 강화 등을 통해 이용 편의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선 EMR(전자의무기록) 시스템 호환성 문제와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식 부족이 참여율 저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MR은 병·의원이 진료기록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실손24는 이와 연동돼야 보험금 청구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병·의원마다 사용하는 EMR이 달라 연계가 어렵고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나 신규 도입에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