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붐 타고 시장 '1등' 체제 이어
TSMC, 오픈AI·AMD 최대 수혜자
이르면 연내 2나노 공정 양산 시작
"독주 체제 흔들릴 가능성은 낮아"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엔비디아와 AMD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칩 생산을 전담하면서 시장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첨단 공정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와 인텔·삼성전자의 추격은 잠재적 변수로 꼽힌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지난 9일 잠정 실적을 통해 3분기 매출이 9899억1800만 대만 달러(약 46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확정 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4% 증가한 수준이다.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 급증, 첨단 공정 출하 확대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팡궈 유니프레지던트 인베스트먼트 컨설팅 대표는 "TSMC는 엔비디아의 오픈AI 교차 투자와 AMD 제휴의 최대 수혜자"라며 "4분기에도 성수기 효과로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는 이르면 연내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신주 바오산(팹20)과 가오슝 난쯔(팹22) 공장은 이미 시험 생산 단계에 돌입했으며 수율은 70%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 양산은 내년 중반부터 확대될 전망이다.
TSMC의 올해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0.2%로 삼성전자(7.3%)와 중국 SMIC(5.1%)를 크게 앞서고 있다. 업계는 내년 설비투자(CAPEX)가 올해 980억~420억 달러(약 54조~60조원)에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익률 하락은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TSMC의 3분기 매출총이익은 약 56.5%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 동기(57.8%)와 전분기(58.6%) 대비 낮은 수준이다. 해외 공장 가동과 첨단 공정 투자로 인건비·감가상각비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TSMC 경영진 역시 "내년도 매출총이익률이 53%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는 이익률 둔화가 구조적 문제로 확산하지 않기 위해 2나노 양산 안정화와 패키징 효율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인텔과 삼성전자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 인텔은 세계 최초로 2나노급 반도체 양산을 공식화했고 삼성전자 역시 연내 양산을 목표로 수율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과 자국 빅테크 협력까지 등에 업은 인텔의 행보는 장기적으로 시장 판도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 전반에서는 "TSMC의 기술 완성도와 수율 측면에서 우위가 여전히 뚜렷해 단기적으로 독주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