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실 상위 평균 1260만원 vs 하위 150만원
공공산후조리원 전국 21곳 불과···접근성 낮아
시설 확대 논쟁 속 '가정 중심 지원' 정책 확산

서울 강남의 D 산후조리원의 2주 이용 요금이 4000만원을 넘는 반면 지방 공공산후조리원은 100만원대에 그쳤다. 요금 격차가 30배 이상 벌어진 가운데 시설 수는 줄고 비용은 오르면서 산모들의 선택 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강남의 D 산후조리원의 2주 이용 요금이 4000만원을 넘는 반면 지방 공공산후조리원은 100만원대에 그쳤다. 요금 격차가 30배 이상 벌어진 가운데 시설 수는 줄고 비용은 오르면서 산모들의 선택 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강남의 D 산후조리원의 2주 이용 요금이 4000만원을 넘는 반면 지방 공공산후조리원은 100만원대에 그쳤다. 요금 격차가 30배 이상 벌어진 가운데 시설 수는 줄고 비용은 오르면서 산모들의 선택 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2주간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비용은 전국 최고가 4020만원, 최저가 120만원으로 이용 요금이 33.5배 차이가 났다.

일반실 이용 요금은 서울 강남의 A와 H 산후조리원이 17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전북 군산의 M 산후조리원이 12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특실 최고가는 강남 D 산후조리원이 4020만원, 최저가는 전남 강진 공공산후조리원으로 154만원이다. 2021년 2주에 2600만원이었던 산후조리원 특실 최고가는 올해 4020만원으로 4년 새 1.55배 상승했다.

일반실 요금 상위 10곳 중 7곳이 서울 강남구에 집중돼 있으며 나머지는 서울 용산구, 강서구, 경기 성남시에 각각 1곳씩 분포했다. 상위 10개소의 평균 이용 요금은 1260만원으로 하위 10개소의 평균 이용 요금인 150만1000원 대비 약 8.4배(1110만원)에 달했다. 비용 최저가 10개소 중 6곳은 공공산후조리원으로 평균 이용 요금을 낮췄다.

지난 2월 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산후조리 통계'에 따르면 산모들이 정부에 가장 많이 요구한 정책은 '산후조리 관련 비용 지원'(60.1%)으로 나타났다. 산후조리원을 선택할 때 '집이나 병원과의 거리'(59.1%)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으며 이어 '가격 대비 시설이나 프로그램 수준'(32.5%), '가격이 저렴한 곳'(10.9%) 순이었다.

남 의원은 "산모 10명 중 8명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하지만 전국 산후조리원 수는 2021년 하반기 519개소에서 지난해 하반기 460개소로 감소했고 일반실 평균 이용 요금은 232만원에서 355만원으로 100만원 넘게 상승했다"며 "시설 수는 줄고 비용은 오르면서 산모들이 경제적 여건에 따라 적절한 산후조리 시설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점점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6월 기준 공공산후조리원의 일반실 평균 이용 금액은 약 174만원으로 민간 대비 절반 수준이지만 전국에 설치된 공공산후조리원은 21개소에 불과해 이용 접근성이 매우 낮다"며 "공공산후조리원 확대 설치를 통해 산모들이 더욱 합리적인 비용으로 만족도 높은 산후조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공공산후조리원 확대가 근본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지역별 수요와 재정 여건이 다른 만큼 시설 확충보다 산모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2022년부터 출산 가정에 '첫만남이용권'을 지급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둘째아 이상 출산 시 3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파견 사업 등 가정 중심의 산후조리 지원 정책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본지가 보도한 ''평균 177만원' 공공산후조리원 단 20곳···"설립 확대 해답 아냐"'에 따르면 한 육아 정책연구 관계자는 "공공산후조리원은 지역별 재정 부담이 크기 때문에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그럴 경우 이용 대상을 전국 단위로 열어야 하는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최근에는 시설보다 가정 중심 돌봄이나 모자동실 형태가 정서적·발달적으로 더 바람직하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ssence@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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