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품 경쟁 확산에 배타적 사용권 주목
손해보험사들 담보 차별화로 활로 모색
소비자 맞춤 보장 중심 혁신 경쟁 가열

해보험업계에서 반려동물 보험 등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해보험업계에서 반려동물 보험 등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손해보험업계의 신상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타적 사용권’ 확보가 핵심 경쟁 구도로 떠오르고 있다.

8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손해보험사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 건수는 3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3건)보다 138% 늘었다. 이미 지난해 전체(26건)와 2023년(19건)을 넘어섰으며 현 추세라면 역대 최대치였던 2022년(36건)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보험 등 전통 주력 상품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보험사들이 차별화된 신상품으로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령화·반려동물 증가 등 사회적 수요 변화에 맞춘 상품에서 배타적 사용권 경쟁이 두드러진다.

KB손해보험은 지난 1월 치매 중증도를 평가하는 CDR척도검사 비용을 지원하는 담보를 업계 최초로 개발해 배타적 사용권을 확보했다. 흥국화재는 9월 치매 환자 실종 시 보호자의 경제적 피해를 보장하는 특약으로 6개월간의 사용권을 받았다.

DB손해보험은 반려견 물림 사고 시 견주의 벌금을 보장하거나 반려견 행동교정 훈련 비용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각각 6개월, 9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삼성화재는 수도권 지하철이 30분 이상 지연될 때 택시·버스 등 대체 교통수단 이용비를 최대 3만원 보장하는 상품을 개발해 생활밀착형 보장의 새 영역을 열었다.

업계에서는 배타적 사용권 확보 경쟁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보험상품 혁신의 속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보고 있다. 보험사들이 기존 시장의 한계를 인식하고 소비자 맞춤형 담보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변화로 해석된다.

다만 단기 경쟁에 그칠 경우 유사 상품 남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업계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은 아이디어 보호와 소비자 효용성 간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기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소비자 니즈에 맞는 세분화 상품을 얼마나 빨리 내놓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본다“며 “배타적 사용권이 짧은 기간이더라도 새로운 담보 개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단기 경쟁이 아닌 상품 혁신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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