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서비어런스, 화성 암석서 미생물 흔적 탐지
NASA “확증 위해 샘플 지구 귀환 필요”
예산 삭감에 귀환 프로젝트는 중단 위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서 고대 미생물로 추정되는 생명체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데 이를 지구로 가져올 ‘화성 샘플 귀환(MSR)’ 프로젝트는 예산 문제로 중단 위기에 놓인 상태다.
NASA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2024년 7월, 예제로 크레이터에서 채취한 암석 표면에서 고대 미생물 활동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암석에 나타난 점무늬 패턴과 함께 유기 탄소, 인, 황, 산화철 등이 탐지됐고, 이는 지구의 미생물 대사 활동과 유사한 신호로 분석된다.
션 더피 NASA 임시 국장은 “지금까지 화성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분명한 생명체의 증거일 수 있다”고 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다만 NASA는 “이번 결과는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것으로 생명체 존재를 확증하기 위해선 표본을 지구로 가져와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나사가 정의한 ‘잠재적 생명체 흔적(potential biosignatures)’은 생물학적 기원을 가질 수도 있지만 동시에 단순한 화학 반응으로도 형성될 수 있는 물질을 뜻한다. 따라서 이런 흔적을 곧바로 미생물의 존재로 단정할 수 없으며 생명체 존재 여부를 확인하려면 추가 데이터와 정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결국 확실한 검증을 위해서는 사파이어 캐니언 샘플을 지구로 가져와 분석해야 한다는 의미다.
퍼서비어런스가 수집한 표본은 현재까지 화성 표면에 남아 있다. 지구로 회수하기 위한 ‘화성 샘플 귀환(MSR)’ 계획은 당초 2033년을 목표로 추진돼 왔다. 다만 비용이 최대 110억 달러(약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백악관은 2026년 예산안 초안에서 해당 사업의 중단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민간 기업들이 대체안을 제시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은 기존 설계를 간소화해 30억 달러 미만으로 MSR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소형 착륙선과 상승선(MAV), 경량 지구 귀환 시스템(EES) 등을 활용해 임무 비용을 1/3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로켓랩(Rocket Lab)도 자체 샘플 귀환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이번에 발견된 화성 암석 속 흔적은 현재까지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장 유력한 단서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구에서 정밀 분석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 실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과학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화성탐사프로그램분석그룹(MEPAG)은 최근 보고서에서 “MSR은 미국이 심우주 탐사의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사업”이라며 “중국이 자체 샘플 귀환 임무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미국의 지연은 전략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2028년 말 ‘톈원 3호’ 발사를 통해 화성 샘플을 지구로 회수할 계획이다. 미국보다 앞서 샘플을 확보할 경우, 인류 최초의 화성 토양 회수국이라는 상징적 지위를 중국이 차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