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여성 작가 교류 전시회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세계

현대백화점 천호점 5층 아트앤에디션 갤러리에서 막을 올린 <상상의 메아리: ECHOES OF IMAGINATION>는 한일 양국의 두 작가가 ‘상상’의 울림을 시대의 감각으로 풀어낸 특별한 전시다. 일본의 무우 나나호시(Muu Nanahoshi)와 한국의 이사라(Lee Sara), 같은 시대에 태어난 두 작가는 국경과 언어, 매체의 경계를 넘어서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작품 세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2인전의 구도를 벗어나 관람자의 내면과 오랜 감성을 일깨우는 미학적 충돌의 장이다. 오프닝 행사에는 두 작가가 직접 참여해 작품에 담긴 내면의 파동을 관람객과 나눴다. 특히 무우 나나호시에게는 한국에서의 첫 대규모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무우 나나호시의 작품에서는 반복적 레이어링과 섬세한 스크래치 작업을 통해 몽환적이면서도 따뜻한 우주의 질감이 살아난다. 그녀가 그려낸 캐릭터 ‘링클(Rinkle)’은 별과 바다, 우주라는 배경 위에 놓이며 꿈결 같은 현실과 상징, 감정의 파동을 담아낸다. 오브제와 인물의 모호함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하게 한다. 일본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를 오가며 활약해온 무우 나나호시는 감정의 흐름을 조용히 따라가며 일상 속 잊혀진 감수성을 부드럽게 환기한다.
이사라 작가는 동화적이면서도 네오팝적인 ‘원더랜드(Wonderland)’를 통해 사랑, 행복, 호기심 가득한 유토피아의 풍경을 펼친다. 반짝이는 소녀와 몬스터 친구들, 럭키 베어 등 작가의 상상 속 캐릭터들은 유년시절의 환상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원목 위에 특수안료를 직접 혼합해 덧바르고 수차례 표면을 다듬는 스크래치 기법은 화면 위에 따뜻하고 밝은 색채의 깊이가 쌓인다. 드라마와 방송 등 다양한 매체에서도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이사라는 "서로의 작품에서 비슷한 가치와 분위기를 발견했다"고 밝히며 관람객에게 밝고 긍정적인 예술의 메시지를 전한다.

<상상의 메아리>전은 작가들의 상상력이 하나로 교차하며 현실과 환상이 중첩된 새로운 울림을 만든다. 두 나라의 정서와 예술적 언어가 마주하는 공간에서 현실을 잊고 온전히 상상의 세계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에 빠질 수 있다. 작품 속 ‘링클’과 ‘원더랜드’의 캐릭터들은 관람객에게 소박한 위로와 설렘을 전한다.
서지아 큐레이터는 "두 작가 모두 같은 해에 태어난 또래 여성 작가로 작업 방식이나 색채의 톤은 다르지만 여성적 감성과 캐릭터 중심의 작품 세계,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에서는 놀라울 만큼 닮은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작가들이지만 어린 시절의 순수를 떠올리게 하는 공통된 정서를 함께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작품에 숨어 있는 디테일과 내재된 의미를 발견하는 즐거움 역시 전시의 큰 묘미라 할 수 있다. 카페와 함께 마련된 갤러리 공간은 누구나 자유롭게 예술을 음미할 수 있는 편안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9월 8일까지 계속되며 서울 늦여름을 예술의 온기로 물들이고 있다. 아트앤에디션 갤러리는 국내외 작가 협업을 바탕으로 회화, 판화, 공예 등 다양한 에디션을 선보여온 프리미엄 아트 플랫폼으로 현대백화점 내 도심 속 문화공간으로서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최영은 기자 ourcye@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