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신학계의 원로이자 교회사·조직신학 분야의 거목인 한태동 연세대 명예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101세.
1924년 상하이에서 독립운동가 한진교 선생의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 김구·안창호·윤봉길 등 독립운동가들과 교류하며 성장했다. 1947년 중국 성요한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석사(1952)와 박사(1956)를 마쳤다.
1957년부터 연세대 신과대학 교수로 봉직하며 33년간 후학을 양성했다. 신과대학장, 대학원장, 도서관장 등을 지내며 교회사와 조직신학 연구뿐 아니라 수학·철학·불교학·인지과학 등 다양한 학문을 넘나들며 새로운 사유의 틀을 제시했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음성학적으로 분석한 연구로 제24회 외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학자로서뿐 아니라 교육자·기부자로서도 발자취를 남겼다. 2015년에는 연세대 인근 대지를 학교에 기부했으며, 세브란스병원과 용인세브란스병원에 발전기금 총 1억 3200만 원을 출연했다. 사모 홍근표 이화여대 명예교수 역시 1억 원을 기부하며 고인과 뜻을 같이했다.
연세대 신과대학 김상근 학장은 “한태동이라는 이름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학문을 하는 이들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을 뜻하는 일반명사”라며 학문적 위상을 기렸다. 또한 제자와 동문들은 고인이 남긴 인문학적 통찰과 삶의 정성 어린 자세를 잊지 못할 것이라 회고했다.
저서로는 『성서로 본 신학』, 『세종대의 음성학』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아들 한광일·한광호 씨, 딸 한수영 씨가 있으며 지난 6월 부인 홍근표 교수가 먼저 별세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장례예배는 18일 오전 11시 30분 연세대학교 루스채플에서 열린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