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유족 보상 범위 넓히겠다"
"셔틀 외교로 일본과 미래지향적 협력"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
"분열의 정치에서 상생의 정치 만들 것"

이재명 대통령이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 협력의 길을 모색하겠다”며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줄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자 한일 수교 60주년이다.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15일 이 대통령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한일 양국은 오랫동안 굴곡진 역사를 공유해 왔기에 일본과 관계 정립 문제는 늘 중요한 과제”라며 “우리 곁에는 여전히 과거사 문제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입장을 달리하는 갈등도 크게 존재한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동시에 우리는 가혹한 일제 식민 지배에 맞서면서도 언젠가는 한일 양국이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던 독립지사들의 꿈을 기억하고 선열들의 간절한 염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며 “양국이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를 위해 협력할 때 초격차 인공지능 시대의 도전도 능히 헤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원칙으로 셔틀 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고 솔직히 대화하면서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 방일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시절엔 일본을 향한 적대적 발언도 했지만 취임 이후엔 “국가 간 관계는 정책의 일관성이 특히 중요하다. 그게 현실”이라며 전임 정부의 유화적 대일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6월 G7 정상회의에서 이시바 총리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도 했다.
이날 광복절 메시지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 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또 “광복 80주년인 올해가 대립과 적대의 시기를 끝내고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함께 열어갈 적기”라며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이며 주변국과 우호적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한반도”라고 했다. 이어 “비핵화는 단기에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어려운 과제지만 남북, 미북 대화와 국제사회 협력을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혀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며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이 화답하길 인내하며 기대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 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전단 살포 중단,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의 조치를 취했다”며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실질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일관되게 취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물을 마실 때 그 물의 기원을 생각한다’는 의미의 ‘음수사원(飮水思源)’을 언급하면서 “자랑스러운 항일투쟁의 역사를 기리고 독립유공자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우리 공동체의 과거와 오늘,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고 했다.
또 “독립 투쟁의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고 국민과 함께 기억하겠다”며 “생존 애국지사분들께 각별한 예우를 다하고 독립유공자 유족의 보상 범위도 더 넓히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치는 우리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정치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낡은 이념과 진영에 기초한 분열의 정치에서 탈피해 대화와 양보에 기초한 연대와 상생의 정치를 함께 만들어갈 것을 이 자리를 빌려 거듭 제안하고 촉구한다”고 전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ssence@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