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돼지 세포 생체치아 형성
“자연치아 구조 거의 완벽 재현”

임플란트의 단점인 치근막 부재와 골흡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살아있는 치아’가 개발됐다. 美 연구진은 사람과 돼지 세포를 조합해 생체 치아를 만들어 동물실험에서 60% 이상 성공률을 기록했다. /미국 터프츠대학교
임플란트의 단점인 치근막 부재와 골흡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살아있는 치아’가 개발됐다. 美 연구진은 사람과 돼지 세포를 조합해 생체 치아를 만들어 동물실험에서 60% 이상 성공률을 기록했다. /미국 터프츠대학교

치아를 잃었을 때 가장 보편적인 치료법은 임플란트다. 하지만 금속으로 만든 이식체가 턱뼈에 직접 고정되는 임플란트는 원래의 치아와 구조가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치근막’이 없다는 점이다. 치근막은 씹는 힘을 완화하고 충격을 분산시켜주는 천연의 완충장치다.

치근막이 없는 임플란트는 씹는 힘이 고스란히 뼈에 전달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턱뼈가 조금씩 녹아내리는 ‘골흡수’가 생기기 쉽다. 평균 사용 수명도 15년 내외에 그친다. 잇몸 염증이나 임플란트 주위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임플란트의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살아있는 치아’를 키워내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6일 미국 터프츠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사람과 돼지의 세포를 조합해 진짜 치아처럼 기능하는 생체치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Stem Cells Translational Medicine 2월호에 실린 논문에서 소개됐다. 연구진은 돼지의 치아 발생 초기 조직(치아싹)에서 세포만 제거하고 뼈대만 남긴 ‘스캐폴드’를 만들었다. 여기에 △사람의 치수세포(치아 내부 줄기세포) △돼지 치아세포 △사람 제대정맥 내피세포(혈관 형성에 관여)를 주입해 인공 치아싹을 구성했다.

치아싹은 일주일간 배양한 뒤 생후 2년 된 미니돼지의 턱에 이식됐다. 2개월 후 62.5%, 4개월 후 50%에서 실제 치아처럼 자라나는 조직이 관찰됐다. 세포를 주입하지 않은 스캐폴드만 이식한 경우보다 훨씬 높은 성공률이다.

연구팀은 생성된 치아를 분석한 결과 상아질·시멘트질·치수 등 실제 치아와 유사한 구조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충격을 흡수하는 조직인 ‘치근막’과 유사한 구조도 일부 형성된 점이 주목된다. 임플란트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 조직은 장기적인 치아 건강 유지에 핵심적이다.

연구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혈관과 신경조직까지 포함한 살아있는 치아 조직을 형성함으로써 기존 치료법의 생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라고 전했다.

파멜라 옐릭 터프츠대 교수는 본지에 “이번 연구는 임상적 응용을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자연치아와 구조·기능이 유사한 생체치아가 틀니나 임플란트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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